외신 "중국, 방역 규제 모욕으로 여겼다…한·일에 '보복'"

입력 2023-01-11 16:21


중국이 최근 한국과 일본 국민에 대한 중국행 비자 발급을 전격 중단한 것을 서방 외신들도 비중 있게 다루면서 '보복성'이라는 분석을 잇따라 내놨다.

로이터 통신은 11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중국 관영매체는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19 관련 규제 대한 자국의 보복성 조치가 합당한 것이라고 변호하고 나섰다"며 중국의 이번 조치를 '보복'으로 표현했다.

이어 "중국인 관광객들은 소셜미디어에서 한국의 처사가 '모욕적'이라고 매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최근 중국이 여행 규제를 해제하며 중국인들이 대거 해외 관광에 나선 가운데 중국의 확진자 폭증 상황을 놓고 세계보건기구(WHO)까지 나서 우려를 표명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자국내 감염 확산을 우려한 미국과 호주,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10여개 국가가 중국발 입국자에게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 방역 대응책을 내놨으며, 한국과 일본도 자국행 항공편 편성을 제한했다는 설명이다.

AP 통신도 중국의 이번 조치를 "중국발 입국자에게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부과한 나라들에 대한 보복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P는 특히 "최대 무역 상대국인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한때 우호적이으나, 미국이 대공미사일 체계를 한국에 배치하는데 대한 항의로 중국이 한국 기업과 스포츠팀, 심지어 K팝 그룹까지 표적으로 삼으면서 관계가 틀어졌다"고 해설했다.

한중 양국간 갈등이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 발동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꼽은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경우 중국의 비자제한 조치를 타전하는 기사의 헤드라인을 "중국이 코로나 보복으로 한국과 일본에 역공을 가했다"고 썼다.

미국 CNN 방송도 중국의 비자발급 중단 조치가 "중국발 입국자에 제한·감시 조치를 시행하는 곳들에 대한 첫 번째 보복"이라고 보도했고, 영국 BBC 방송 역시 "보복"이라는 표현과 함께 관심을 보였다.

전날 주한 중국대사관은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오늘부터 방문, 상업무역, 관광, 의료 및 일반 개인 사정을 포함한 한국 국민 중국 방문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일본에 대해서도 중국행 비자 수속이 정지됐다.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한국이 중국발 입국자를 식별하기 위해 노란색 카드를 패용하도록 한 조치가 범죄자 취급이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고, 일간지 대하보(大河報)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시간과 돈이 낭비된다며 "현재 한국을 여행하는 것은 매우 번거롭다"고 썼다.

이와 관련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보복성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외교부가 중국에 충분히 소명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진 외교장관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연두 업무보고를 마친 후 브리핑을 통해 "중국이 단기사증 발급을 전면 중단하는 맞대응 조치를 취한 것에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중관계에 부정적 영향이 미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