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면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석달 만에 또 적자가 났습니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주력 품목인 반도체 등의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전체 경상수지는 간신히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불안한 흐름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은행이 오늘 발표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6억 2천만달러 적자.
지난해 8월 적자를 냈다가 간신히 흑자세를 유지하던 경상수지가 석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겁니다.
경상수지 적자는 주력 품목의 수출이 부진한 영향이 컸습니다.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에 반도체와 화학공업, 철강제품 수출이 크게 둔화되며 지난해 11월 상품수출은 12% 넘게 급감했는데, 이는 2년 6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입니다.
여기에 원자재와 곡물, 자동차 등의 수입까지 증가해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두 달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서비스수지가 한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도 경상수지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11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가 70% 가까이 떨어지면서 운송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줄었고,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여행수지 적자 폭도 확대됐습니다.
다만 한은은 지난해 전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의 3분에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겠지만, 흑자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영환 /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 : 경상수지의 12월 방향성과 규모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11월 누적기준으로 보면 243억7천만 달러 증가했고 12월 통관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11월보다는 축소된 것을 봤을 때 기존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올 상반기까지 수출 전망이 어두운 만큼, 경상수지 변동성은 당분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과 같은 수출 부진과 수입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흑자 기조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주원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상품수지 쪽에서 수출도 안되고 수입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보니 계속 적자폭이 커지고 경상수지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경상수지 적자가 짧으면 1분기, 길면 2분기 정도까지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경상수지가 악화되면 최근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이 다시 오르고, 대외부채 증가로 국가 신용등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정부의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