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병원 국형돈 교수팀이 대퇴부동맥 시술이 어려운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경동맥을 통한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이하 타비) 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9일 밝혔다. 경동맥을 통한 타비 시술은 국내에서 3번째로 성공한 사례이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80대 이상 고령 인구의 10명 중 1명 이상이 발생하며, 대부분의 환자들은 증상이 없이 진행된다. 실신, 호흡곤란, 흉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증상 발현 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2년 내 사망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중증도 이상으로 진단된 환자는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약물요법을 시행하지만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판막을 교체해야만 한다. 예전에는 수술을 하기 위해 가슴을 가르는 개흉 수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수술 위험도가 높은 고령의 중증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비수술적 치료인 타비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환자는 90세의 고령으로 대퇴부 골절로 정형외과적 수술을 위한 수술 전 평가 중 대동맥 판막 협착증이 확인됐다. 국형돈 교수를 포함한 타비팀은 환자의 상태와 전신 마취에 따른 수술 중 심인성 쇼크 등 심각한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어 골절 수술보다 타비 시술을 먼저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환자는 CT 영상에서 장골 동맥이 양측 모두 완전히 폐색되어 일반적으로 대퇴부동맥에 도관을 삽입해 시술하는 타비 시술을 할 수 없고, 수술의 난이도와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고려한 끝에 경동맥을 통한 타비 시술을 결정했다. 타비팀은 철저한 준비와 계획하에 최근 경동맥을 통한 타비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정형외과적 골절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시술을 주도한 국형돈 교수는 “경동맥을 통한 타비 시술은 대퇴부 혈관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수술적 치료법을 선택하기 어려운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는 대안적 치료법이며, 숙련된 흉부외과 전문의와 협진을 통해 비교적 안전하게 시술이 가능하다”며 “이 대안적 치료를 통해 더 많은 환자가 타비 시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