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미국 기업들은 근로계약서 작성 시 동의를 강제했던 '경쟁금지 조항' 즉, 자사 근로자들이 이직 후 일정기간 내에 동종업계로 이동 등을 제한하는 조항을 넣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과 기업 간 경쟁 확대를 위한 광범위한 조치로, 기업들이 근로자들의 경쟁사로 이동과 취업 그리고 창업 등을 제한하는 것을 못하도록 하는 새로운 규칙을 공개했다.
FTC 리나 칸 의장은 "근로자들의 이직 자유는 경제적 자유이며 경쟁적이고 번영하는 경제의 핵심"이라며 "그간 기업들의 잘못된 강제적 관행에 제동을 걸게 될 것이며 대신 기업의 역동성, 혁신성을 끌어 올리고 경쟁도 촉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칸 의장은 "'경쟁금지 조항'의 삭제로 미국 경제 전반에 매년 약 3000억달러 규모의 임금 인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번 제안은 향후 60일 동안 개인과 기업들은 각자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청취할 것이고, FTC의 새로운 규칙은 180일 후 효력이 발생될 것"이라고 시행 시기를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비경쟁적 조항'은 단순히 근로자들의 임금을 낮추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며 "그동안 다양한 업종의 근로자들에게 더 좋은 일자리와 급여-혜택을 받는 걸 막았던 '비공정 관행'은 FTC의 이번 개정으로 양질의 일자리와 급여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경영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같은 날 미국 상공회의소(United States Chamber of Commerce)는 "모든 고용 계약에서 경쟁금지 조항을 불법화한 연방거래위원회의 결정은 '명백한 위법'"이라며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기업들은 '경쟁금지 조항'이 인력 유출에 따른 경영 불안을 막고 이들을 위한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게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쟁금지 조항(Non-Compete Clause Rule)'이란, 기업들이 영업비밀 유출을 막겠다는 의도로 도입된 일종의 관행으로 그동안 노동계에서는 기업 간 자유로운 경쟁을 막으면서 기업들의 혁신과 생산성을 낮추고 무엇보다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을 누르게 하는 '일종의 장치'라며 시정을 요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