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와 전기차, 반도체 관련 산업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산업으로 손꼽힌다. 이 중 반도체는 대한민국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등 첨단 ICT 산업과도 맞물리며 관련 수요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스마트폰이나 TV, 컴퓨터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활용되고 있는 반도체는 정밀하고 섬세한 설계가 요구되며, 특히 넓은 활용도만큼이나 하나의 소재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수많은 부수적 부품들의 조합이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산업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지속적인 연구에 집중하며 새로운 반도체용 소재를 개발해내고 있는 국내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반도체 식각 공정용 소재·부품 전문기업 비씨엔씨㈜가 주인공으로, 쿼츠나 세라믹, 실리콘 등 각종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용 부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양산해 국내외 주요 반도체 장비 및 디바이스 업체에 중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창업 초기, 반도체 공정용 부품 사업으로 기반을 다져온 비씨엔씨는 다년간의 노력 끝에 세계 최초의 합성쿼츠 제품인 ‘QD9’을 개발한 것은 물론 2020년부터 미국의 유명 글로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QD9’을 개량한 차세대 소재 ‘QD9+’ 양산에도 돌입하는 등 명실상부 반도체 소재·부품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장비용 소재를 생산하는 비씨엔씨머터리얼즈㈜와 OLED 장비용 부품을 생산하는 비씨엔씨시스템㈜, 반도체부품 에칭 전문 지아이㈜, 미국법인 비씨앤씨 USA 등 3개의 국내 계열사와 1개의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코스닥(KOSDAQ) 시장에 상장되는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비씨엔씨는 우리나라에 반도체 산업 태동기가 찾아오던 90년대 초중반, 관련 산업에 대한 미래가치를 한발 앞서 내다본 김돈한 대표의 야심찬 도전에서부터 시작됐다. 김돈한 대표는 “원래의 전공은 회계학이었고, 대학 졸업 후 한 기업의 회계 담당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매일 숫자만을 바라봐야 하는 관계로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지게 됐다”라며 “이후 세라믹 제조업체로 이직을 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소재나 부품 등 엔지니어링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반도체와 관련된 연구를 거듭한 끝에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라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비씨엔씨는 사업 초기에는 반도체 웨이퍼(Wafer)를 만들 때 사용되는 챔버의 신소재 적용 및 개조, 세라믹 계열의 부품 수출 등을 주요 비즈니스로 삼았다. 이후 일본의 유명 글로벌기업에 납품을 시작하며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고, 이에 탄력을 받아 2015년부터 합성쿼츠라는 신소재를 반도체 시장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김돈한 대표는 “한국의 반도체 메모리가 14나노대에 진입하던 시기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선폭이 줄어들며 입자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천연쿼츠가 갖고 있던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다”라며 “반면 우리는 어느 단계에 이르면 천연쿼츠의 수율이 떨어진다는 점을 미리 파악했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합성퀴츠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던 터라 이와 같은 산업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비씨엔씨는 연일 확대되는 반도체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당시 디스플레이 분야에 강점을 보이던 미국의 유명 기업과 협업을 제안했고, 해당 기업과 함께 2세대 합성쿼츠로 불리는 신소재 ‘QD9’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반도체를 위한 소재가 아니었고, 외국의 소재를 사용하다 보니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씨엔씨는 소재의 국산화를 결심했고, 순수 국산 소재 및 기술을 활용한 ‘QD9’의 업그레이드 버전, ‘QD9+’ 개발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김돈한 대표는 “기존 천연쿼츠 대비 합성쿼츠의 비중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특히 쿼츠는 단순히 웨이퍼를 잡아주는 기능을 넘어 웨이퍼 다바이스의 수율까지 결정하기 때문에 반도체 공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라며 “합성쿼츠에 대한 우수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소재 국산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한 ‘QD9+’는 품질은 물론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이점이 있어 본격적인 상용화가 진행되면 관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돈한 대표는 이어 “대부분 해외에서 소재를 들여와 이를 가공 및 후처리해 납품하는 것과 달리, 비씨엔씨를 국내 기업 최초로 소재를 국산화해 수직계열화에 성공했다”라며 “결국 가격경쟁력이 높고, 이는 곧 개발 능력이 뛰어나다는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주요 고객사들이 새로운 디바이스 개발에 필요로 하는 부분, 고객의 요구하는 수준에 맞춰 그때마다 업그레이딩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비씨엔씨가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던 배경에는 신용과 창조를 경영철학으로 내세운 김돈한 대표의 뚝심 있는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돈한 대표는 “비씨엔씨를 한글로 풀이하면 ‘신용’과 ‘창조’다. 신용은 고객과 직원, 사회, 국가 등 사회구성원들과의 신뢰와 믿음을 기초로 하는 기업 철학이고, 창조는 운영철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라며 “모방하지 않는 창조 정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다른 사람들이 한 것을 따라하거나 빼앗지 말자는 것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것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김돈한 대표는 “코스닥 상장 이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상장 전후와 어떤 것이 달라졌냐는 것이다”라며 “상장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전과 똑같이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제품 개발, 공정에 대해 논의하고 앞을 향해 나아갈 뿐이다. 처음 마음 그대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직원들에게도 안정적으로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돈한 대표는 “기업은 계속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성장해야 직원도 성장할 수 있고, 이러한 성장구조 구축은 결국 고객에게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라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가장 부족한 부분이 바로 재료다.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재료를 꾸준히 개발해나가며 국내 주요 디바이스 메이커들이 계속해서 글로벌 선두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발전적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러다보면 지금보다 더욱 좋은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기업컨설팅전문기업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컨설팅사업부 이광호 전무는 “반도체 장비용 쿼츠 제품 중 기존 천연쿼츠를 제조해온 비씨엔씨는 창업 이후 치열한 시장 환경 속에서 끊임없는 연구 및 개발을 통해 업계 최초로 합성쿼츠를 개발, 양산해 최고 품질의 반도체 소재와 부품을 국산화한 기업이다”라며 “그동안 쌓아온 기술적 감각과 풍부한 경험,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원천 기술을 토대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과 발전을 통해 세계 최고의 기업을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100년 기업을 향한 중견·중소기업 CEO들의 고군분투기를 현장감 있게 담아낸 ‘기업가정신을 말하다’ 시즌6는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한국경제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기업가정신 콘서트 시즌4’ 강연과 ‘청년기업가 응원합니다!’ 강연, ‘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 회원가입, ‘스타리치 CEO 기업가정신 플랜’ 등의 상담을 희망한다면 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와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