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첫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KT와 이마트가 '완판'에 성공했습니다.
얼어붙었던 회사채 시장이 조금씩 녹는 모양새인데,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로 눈을 돌려보면 찬바람은 여전합니다.
반면 차가운 윗목인 비우량 회사채를 외면하는 모습은 여전해 자금시장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배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KT와 이마트가 당초 목표했던 회사채 발행액은 각각 1,500억 원과 2,000억 원.
그러나 오늘 수요예측에서 두 회사엔 모두 합쳐 무려 10배가 넘는 4조 원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흥행 대박'에 두 회사 모두 발행 규모를 늘릴 것이 확실시됩니다.
이들을 포함해 올해 회사채 발행을 위해 증권 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4곳.
모두 AA급 이상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들입니다.
우량한 신용등급을 가진 회사채들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고, 언뜻 보면 이를 구매하려는 수요도 넘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시선을 비우량 회사채로 돌려보면 사정은 다릅니다.
우량 회사채가 넘치다 보니,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망설일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 실제 투자자들도 우량 등급을 선호하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돼 있거든요. (신용등급) A급은 여전히 (발행이) 쉽지가 않습니다.]
시장의 유동성이 여전히 부족한 모습도 관측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공모채 모집에서 '완판'에 성공한 롯데건설의 경우, 절반가량인 1,200억 원을 정부의 채권안정펀드가, 900억 원을 산업은행이 떠안았습니다.
이에 따라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는 권고까지 나오는 상황.
이렇다 보니 우량 회사채에만 자금이 몰리는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듭니다.
A급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 중 올해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인 회사는 효성화학이 유일합니다.
해당 회사채의 흥행 여부는 자본 시장의 현재 온도를 가늠할 만한 시금석이 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