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도 높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결코 녹록치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당해 시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부와 함께 한국 경제의 연착륙에 기여하기 위한 정교한 정책 대응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미권 속담인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구름 속에도 한 줄기 빛이 있다)를 인용해,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지만 그 속에서 희망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우리가 경제 상황에 대한 지나친 우려로 지레 위축될 경우 오히려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선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이 과거에 비해 개선됐다"며 "지난해 환율이 급등하면서 일부에서는 과거 위기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여러 위기 극복 과정에서 환율이 안정되면서 외환부문의 불안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해외경기 악화로 무역수지 적자가 커질 수 있겠지만 지난해 우리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며 "중국 코로나 상황 변화 등 대외여건이 회복되면 무역수지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올해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기, 금융·외환시장 상황 변화 등에도 유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이 약한 고리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관련 금융이 형태를 달리하면서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로 작용하는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정책당국과 금융인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고령화에 직면한 한국 경제가 역동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생산적인 부분으로 자금이 흘러가게 하는 금융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도 유념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