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작년은 여러모로 잊기 힘든 한 해로 기억될 겁니다. 실제로 CNBC는 작년 한 해, 테라가 100%, 솔라나와 앰프가 93%, 카르다노가 80%, 에테르가 67%,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이 각각 63%와 55% 정도의 가치가 빠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사실, 올해도 하락파가 지배적이기는 한데요, 개중에는 상승파와 중도파도 있습니다. CNBC는 작년 한 해 동안 암호화폐 시장의 미래를 내다봤던 권위있는 전문가들의 작년 예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평가하고, 그들을 다시 찾아가 올해의 새로운 예측까지 물었습니다. 중도파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 중도
암호화폐 대출업체인 넥소의 CEO, 안토니 트렌체프는 지난 5월, 비트코인이 12개월 내에 10만 달러 이상으로 뛸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는데요, 약 4개월 정도가 남은 시점인 지금, 트렌체프는 10만 달러까지는 솔직히 힘들 것 같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다만, 여전히 낙관론을 가지고 있다는 데서는 변함이 없다고 합니다. 투자 팁을 준다면, 일단 비트코인에 너무 많은 비중까지는 아니고 적당한 비중을 투자한 후에, 당장은 아니고, 5년에서 10년 뒤에 열어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힘든 상황이 지속되겠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본다면 성공적일 것이라고 정리해볼 수가 있겠습니다.
스위스 은행 세바의 전 CEO인 귀도 뷸러는, 지난 해 1월, 2022년에 비트코인이 약 5만 달러에서 7만 5천 달러까지 충분히 갈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한 내부평가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당시, 비트코인이 4만 2천 달러에서 4만 5천 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떻게 보면 최소 목표금액인 5만 달러까지는 나름 현실적이어보였는데요, 하지만 작년에 비트코인이 5만 달러에 도달하지 못하는 수준을 넘어 내려앉아도 너무 내려앉으면서, 이 예측은 정확히 빗나갔습니다. CNBC는 뷸러에게, 당시 예측에서 무엇이 잘못됐냐고 물었습니다. 뷸러는 전쟁과 원자재의 변동성, 인플레이션, 그리고 테라루나 사태와 FTX파산 등 대형 악재들이 겹치며 2022년은 암호화폐에게 있어 최악의 해였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해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이 마당에,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반드시 7만 5천 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적절한 매수와 매도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안토니 트렌체프와 비슷한 결의 의견으로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홍콩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파이넥스와 테더의 최고 기술 책임자인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지난 4월, 비트코인이 5만 달러 아래로 급격히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작년 연말쯤 되자, 5만 달러 상회로 방향을 틀었던 바가 있습니다. 아르도이노의 첫 번째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지만, 두 번째 예측은 틀렸죠? 아르도이노는 그래도 비트코인의 탄력성과 기반 기술을 믿는다고 전했습니다. 여전히 우려와 의문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존재 자체의 굳건함은 분명히 있다는 건데요, 다만 비트코인의 가격을 정확히 예측하기란 너무 어렵다며, 구체적인 금액과 시기에 대한 언급은 함구했습니다.
2. 비관
지금부터는 비관론에 배팅한 이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도이치방크는 지난 6월, 비트코인이 약 2만 7천 달러 수준에서 2022년을 마무리할 것 같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 비트코인은 2만 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었는데요, 이후 도이치방크가 약간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다고는 했지만 그마저도 2만 1천 달러였기 때문에, 뭐가 됐든 모든 가정이 틀렸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도이치방크는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긴축, 그리고 경제 성장 저하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에 전반적인 하방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새롭게 응답했습니다. 또, FTX 사태의 파장이 올 한 해 전반에 걸쳐, 오래 갈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JP모간 헬스케어는 지난 11월, 비트코인이 향후 몇 주 안에 1만 3천 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초비관론을 내놓은 바가 있습니다. FTX파산도 파산이지만, 그 파산이 도미노 효과처럼 연쇄적인 다른 문제들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다시 한 번 물은 JP모간 헬스케어의 의견은, 역시나 1만 3천 달러 유지였는데요, 다만 콕 집어 말하기보다는 에두르며, 더 이상의 말은 아끼는 모습이었습니다.
매크로 리서치 회사인 앱솔루트 스트래티지 리서치의 공동설립자 중 하나인 이안 하넷은 지난 6월, 비트코인이 1만 3천 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하넷은 과거 역사를 보면, 비트코인의 최저점은, 최고점 대비 80% 하락한 수준이라고 제시했는데요, 실제로 비트코인은 2017년 말에, 2만 달러라는 최고점을 찍고 3천 달러 정도가 떨어졌습니다. 하넷의 주장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여기서 22% 정도 더 하락해야만 하는데요, 하넷은 결국 비트코인이 1만 3천 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는 말했지만, 반전은 바닥을 찍고 나면 80% 정도의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훨씬 훨씬 더 멀리 봤을 때의 이야기라고 하고요, 올해만 놓고 본다면, 하넷은,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암호화폐가 1만 3천 달러나 1만 2천 달러, 혹은 최악의 경우 1만 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베테랑 투자자인 마크 모비우스는 작년 한 해, 비트코인에 대해 가장 정확한 전망을 내놓은 사람 중 하나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올해의 전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모비우스는 작년 5월에 비트코인이 2만 8천 달러를 넘자, 앞으로 2만 달러까지 떨어진 후에 반등했다가, 궁극적으로는 1만 달러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 가지 단계별 예측 중 두 가지는 맞았고요, 마지막 하나만 틀렸습니다. 다시 물은 올해의 새로운 전망에 대해, 모비우스는 2023년 중에 비트코인이 1만 달러 수준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기존의 의견을 다시 한 번 제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서섹스 대학교의 교수인 캐롤 알렉산더는, 2021년 12월, 비트코인이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을 때, 2022년에 비트코인이 만 달러 수준으로 내려앉거나, 혹은 만 달러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주장한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실제로 2021년 말 당시, 비트코인은 최고점이었던 6만 9천 달러를 찍고 고점 대비 약 30% 가까이 추락했는데요, 만 달러까지는 아니었지만 폭락을 예측했다는 점에서는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2023년 전망에 대해 알렉산더 교수는, 비트코인이 만 달러까지 내려갈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낙폭이 어느정도 예상된다며,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비중을 크게 축소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3. 낙관
마무리는 기분 좋은 낙관론으로 지어보겠습니다. 일단, CNBC는, 2018년에 벤처 투자가인 팀 드레이퍼가 2022년까지 비트코인이 25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던 것은 이미 한참 빗나갔다고 운을 띄웠습니다. 그러면서, 팀 드레이퍼에게 다시 한 번 비트코인의 전망을 요청했더니, 그는 똑 같이 ‘25만 달러론’을 6개월 연장한다면서, 올해 상반기 중에 비트코인이 25만 달러 부근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드레이퍼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과 같이 상위권 암호화폐들은 말 그대로 고공행진할 것이고, 반대로 하위권의 암호화폐들은 장벽을 넘지 못하고 사라지는, 양분화가 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드레이퍼의 예측이 현실화되려면 비트코인이 현재가 대비 무려 1,400%나 올라야 하는데요, 이게 가능하겠냐는 CNBC의 질문에 드레이퍼는, 우리가 통계에 잡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 즉 ‘여성’이 있다며, 여성 투자자의 숫자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통계적으로, 여성이 전체 소매 지출의 80%를 담당하고 있는데, 여성들이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량이 적다며, 그들이 잠재적인 투자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억만장자 가치투자자, 빌 밀러도 비트코인 강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물론, 작년 한 해 기록했던 비트코인의 손실이 놀랍기는 하지만, 2020년에 찍었던 비트코인의 최저점인 5,800달러보다는 현재 190% 상승한 상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약간 시간을 두고 본다면 비트코인은 결국 잘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자산의 1% 이상을 비트코인에 투자해야 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누구나 잠깐 손해를 입어도 괜찮은 수준인 1% 정도 수준에서는, 투자를 해도 충분히 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빠른 시일까지는 아니겠지만, 연준이 속도조절에 나선다면, 비트코인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니, 염두에 두라고 조언했는데요, 자신 역시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를 조금도 팔지 않을 것이고, 코인베이스도 새롭게 매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애널리스트인 렉트 캐피탈은 추세 반전 가능성을 나타내는 비트코인의 상대 강도지표인 RSI를 언급하며, ‘4년 주기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비트코인이 2024년에 유례없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따라서, 비교적 저점인 2023년에 미리 들어가있는 게 최고의 기회라고 추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