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과 딴판"…이기영, 포토라인서 얼굴 공개할 듯

입력 2023-01-02 20:17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여죄를 수사 중인 경찰이 최근 이씨와 연락한 주변인에 대한 전수조사를 대부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이씨와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전화를 한 380여명의 95%가량은 연락이 닿은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0여명은 통신사 문제 등으로 확인이 늦어지고 있으나, 현재까지 추가 피해자로 의심될 만한 정황은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이기영은 한차례 이혼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그 상대의 안위도 경찰이 이상 없음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택시 기사처럼 평소에는 일면식도 없던 피해자가 있을 수도 있고, 이씨가 검거 당일에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시비가 붙었던 사실이 알려진 만큼 경찰은 그의 과거 행적과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씨에게 현재 적용된 혐의는 살인 및 사체 은닉,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등이다.

경찰은 이기영의 두건 범행 모두 일반적인 살인이 아닌 금품을 노려 의도적으로 벌인 강도살인으로 보고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형법상 살인죄는 형량이 5년 이상 징역∼사형이지만 강도살인은 최하 형량이 무기징역, 최고 사형으로 훨씬 무거운 벌을 받게 된다.

이기영은 피해자들을 살해하고 그들의 돈을 쓴 사실은 인정하지만, 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살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하며 우발적 범죄를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살해했다고 자백한 전 동거녀에게 수억 원의 돈을 나중에 갚겠다는 내용의 계약서도 수사 과정에서 발견해 범죄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이기영은 고양이 3마리와 개 1마리를 키워 왔으며 검거 이후에는 관계 당국에 의해 구조돼 현재 한국 동물 구조관리협회에서 보호 중이다.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정 기간 이상 입양 문의가 없으면 안락사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은 이기영의 행적과 범죄 사실 등을 종합해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이 있는지 분석 중이다. 면담 결과 외에도 과거 범죄 이력, 유년기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해서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음주운전 등을 해 전과 4범인 이기영은 약 1년 전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력범죄 전과는 없다.

지난해 8월 7∼8일 사이 파주시 집에서 동거하던 50대 여성을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내다 버린 혐의와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11시께 같은 집에서 60대 택시 기사를 둔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피해자 2명에게서 편취한 금액은 7천여만원으로 추산된다.

공개된 이씨의 사진은 지난해 발급받은 운전면허증 사진으로, 실물과 전혀 다르다는 목격담이 많아 논란이 계속된 바 있다.

이에 경찰은 이기영이 송치되며 일산 동부경찰서를 나설 때 자연스럽게 취재진에 노출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