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 기부까지 줄어…"어떻게 겨울날지"

입력 2022-12-30 16:42


대구에서 기부 단체와 기관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은 30일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소외계층 등 취약계층을 위한 연말 기부가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대희 대구연탄은행 목사(비산동교회)는 "올해 연탄 1장당 가격이 50원가량 올랐고 11월을 기준으로 보면 작년보다 연탄 후원이 5천장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내년 3월까지 가구당 연탄 300장을 나눠드리려고 하는데 연말 후원이 크게 줄어서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내년 초에는 후원이 늘어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 지역 사회복지관이나 행정복지센터로 들어오던 기부금이나 생필품 등의 후원도 줄었다.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 권한희 부장은 "올해 20명 정도가 정기 후원을 끊으셨다. 물가가 많이 올라서 힘들다고 말한다"며 "코로나19 이후부터 기부 물품이나 후원금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난로나 기름보일러를 때기 위해 필요한 등윳값 또한 올해 크게 올라 취약 계층의 겨울나기는 더욱 팍팍해졌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 1천87.42원 하던 실내 등유 가격은 지난 29일 기준 1천517.69원으로 크게 올랐다.

지역 기초생활수급자 A씨는 "연탄하고 등유 가격이 올라서 직접 구매하기엔 부담이 된다. 예전보다 후원 물품도 줄어서 남은 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기부 누적금 만큼 온도가 올라가는 대구 사랑의 온도탑 기온도 작년보다 더디게 올라가고 있다. 30일 기준 59억5천4백만원이 기부돼 59.5도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작년 동기 대비 71%대 수준에 그친다.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기부금이 감소했다"며 "원자재 가격도 상승하면서 건설경기가 나빠져 건설 관련 업체의 기부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