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직전 전자장치를 끊고 달아난 '라임 사태' 주범 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도주 48일 만에 붙잡혔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29일 오후 3시57분께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9층에 은신해있던 김 전 회장을 검거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서울남부구치소로 압송해 이날 오후 6시30분께 수감했다.
검찰은 지난달 도주 직후 인용된 법원의 보석취소 결정을 근거로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했다. 잠복·탐문으로 은신처를 확인한 검찰은 이날 오후 소방당국 협조를 받아 아파트 출입문을 강제로 열고 김 전 회장을 검거했다.
김 전 회장은 잠옷 차림으로 있다가 검사와 수사관들이 들이닥치자 베란다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하는 등 저항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김 전 회장은 당초 해외로 밀항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해경의 차단 조치로 밀항에 성공할 가능성이 작아지자 국내에 몸을 숨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전자팔찌를 끊은 구체적 경위와 도주 경로, 그간의 은신처, 추가 조력자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1일 오후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부근에서 보석 조건으로 손목에 차고 있던 전자팔찌를 끊고 달아났다. 그는 당시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었다.
조카 김모(33)씨는 김 전 회장과 도주 계획을 공유하고 도주 당일 팔당대교 남단 부근까지 차량에 태워가는 등 도주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김 전 회장은 차량 안에서 전자장치를 절단하고 도주했다.
검찰은 김씨를 전자장치 훼손 혐의(공용물건손상)의 공범으로 간주해 지난 23일 구속 기소했다.
연예기획사 관계자 A(47)씨와 김 전 회장 누나의 애인 B(45)씨도 휴대전화 등으로 김 전 회장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도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지난 6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누나 김모(51)씨에 대해서는 지난달 28일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여권 무효화 조치와 인터폴 적색수배를 각각 의뢰했다.
김 전 회장의 도주로 연기된 결심공판은 다음달 12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