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은 내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주도하며 시장의 자정 작용이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수 연구원은 2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배당락 전일(지난 27일)부로 양도세 이슈, 배당차익거래, 숏커버(재매입), 수익 정산 등 연말 수급 이슈가 마무리됐다"며 "이제 다시 시장 본연의 생태계로 돌아가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는 안정적인 재무 상태와 현금 흐름, 실적 성장성을 보유하고 가치 저평가까지 부각되는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을 잠식하는 시장의 '자정 작용'이 일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이 연구원은 "시기적으로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상반기 중에는 연초에 자정작용이 큰 경향이 있다"며 "내년 주된 투자 주체가 기관 혹은 외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자정작용이 더욱 강하게 나타날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1년 동안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고객예탁금을 늘게 하는 요인이므로 향후 개인 수급 부진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결국 내년에는 개인 고객예탁금 증가가 시장을 주도했던 2020년,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 예상된다"고 봤다.
과거에 비추어보면 증권 고객예탁금은 부동산 가격 증가율을 나타내는 부동산매매지수와 높은 상관성을 보여왔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매매지수(전년 대비)는 10∼15% 수준이었으나, 올해 반락하며 내년 초에는 0%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개인 주도 장세에서는 기관 지분이 없는 개인들이 선호하고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에 무관한 종목이 높은 성과를 냈다면, 기관 및 외인 주도 장세에서는 기관이 매수하는 종목들 혹은 저평가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주도 주를 선별할 때 실적과 저평가 모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기관들이 현재 어떤 종목 및 업종을 매수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고, 기관 수급 요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적 및 저평가 등 퀄리티 요인"이라고 제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