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니, 내년 증시 전망이 쏟아지는 건, 이제 놀라울 것도 없다지만, 올해는 좀 독특합니다. 유난히 강세장과 약세장을 주장하는 이들이 극단적으로 나뉘는데요, 자료를 보다보면 일단 거의 70% 정도는 후자기는 한 것 같습니다. 마켓워치가 월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정리된 그래프로 보실까요? 2023년 연말에 예상되는 S&P500 추정치는 4,031선으로, 지난 주 화요일 종가 기준이었던 3,821선에서, 겨우 6% 정도밖에 상승하지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한 건, 각각 4,600선과 4,500선을 내놓은 시장조사업체 CFRA리서치와 도이치방크였고요, 상위권을 좀 더 살펴보자면, 동일하게 4,400선을 제시한 오펜하이머와 웰스파고도 있었습니다. 또 4,300선이라고 전한 BMO도 있었습니다. 가장 낮은 수치를 제시한 건, 도표에는 없지만 각각 3,400선과 3,650선을 전망한 BNP파리바와 소시에테 제네랄이었고요, 하위권도 좀 더 알아보자면, 각각 3,725선과 3,900선을 전망한 바클레이즈와 UBS, 그리고 모간스탠리가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에서, 어떻게 분석을 한 건지, 자세히 알아봐야겠죠? 일단, 황소부터 보시죠.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알려진 톰 리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됨에 따라, 2023년의 S&P500은 최대 35%까지 급등해, 결국 4,750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식 시장이 2년 연속 하락세를 연출한 경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전무하다며, 올해와 같은 엄청난 후퇴는 곧 엄청난 반등을 동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톰 리가 1946년부터의 역사를 되짚어 본 결과, 전년도 S&P500의 성장이 더뎠다면, 다음 해 S&P500은 평균 13.5% 고공행진했습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 역시, S&P500의 연간 총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해의 다음 해의 S&P500은 평균 12.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며, 올해 S&P500이 19.8% 하락했으니 내년에는 상승 전환될 일만 남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S&P500이 몇 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경우는 대공황이나 석유파동, 9.11 테러나 전쟁과 같은 특수적인 상황밖에 없었다며, 역사적인 사건이 또 있지 않는 한, 내년에는 S&P500이 오르는 게 정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음은, 거의 여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곰의 생각도 들어볼게요. 권위있는 금융정보 분석업체인 팩트셋은 마켓워치를 통해, 월가가 2022년의 S&P500을 40% 이상 과대평가했다고 꼬집었습니다. 1년 전, 그러니까 2021년 연말, 전문가들은 2022년의 S&P500이 5,264.51선일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현재 S&P500 지수는 3,840선을 겨우 웃돌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이후, S&P500은 총 40% 가까이 폭락한 것으로 집계됐죠. 여기서 맨 처음에 살펴봤던 2023년 S&P500 예상 추정치 그래프, 다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약세파에 이름을 올린 건, 추정치 평균보다 너무 낮아서 도표에는 올리지 않은 소시에테 제네랄, 바클레이즈와 UBS, 그리고 모간스탠리가 있었죠?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뱅크 오브 아메리카까지 있는데요, 이따 설명해드리겠지만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은 중도파로 분류를 했습니다. 그런데 골드만삭스는 그래프에서 뒤쪽에, JP모간은 앞쪽에 위치해있죠? 중도파는 대부분 상반기 하락 하반기 반등을 이유로 드는데요, 중도파 중에서도 이렇게 조금씩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점까지 알아두시면 되겠습니다. 하위권 기업들은, 미국 경제가 내년 상반기에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는 전반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무디스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악순환 때문에, 내년에 미국 경제가 반드시 경기침체를 맞닥뜨릴 것이라고 조언했고요, BNP 파리바 역시 빅스 지수는 약세장의 종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좋은 지표인데, 이 빅스 지수가 현재 약세장의 바닥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웰스파고도 2023년은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면 다행인 해지, 매수하는 해는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바클레이즈와 크레디트 스위스도 특히 기술주에 대해, 불투명한 전망과 공급 과잉 등을 이유로, 보유 비중을 줄이는 게 낫겠다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도, 응답자의 약 3분의 2 이상이 미국 경제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되고 있다며, 비관론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가하면, 곰과 황소 그 사이 어딘가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023년 1년을 전체적으로 본다면, 미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침체’까지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상반기에는 주식 시장이 바닥을 찍겠지만, 하반기에는 반등해, 그나마 거기서 거기일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JP모간도, 비슷한 의견을 공유했습니다. 내년 한 해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고요, 2023년은 상반기와 하반기가 ‘전혀 다른 두 시기’가 될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급락을 한 반면, 하반기에는 조금 만회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많은 투자자들도 올해 강행됐던 금리 인상의 여파가 내년 상반기까지 미칠 것 같다며, 주식 시장의 약화를 각오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내년 하반기에는 매파적인 기조에서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고 말했는데요,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도,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의 움직임을 분석해보면, 2023년 후반에는 연준의 행보가 덜 공격적인 방향으로 바뀔 것 같다고 관측하기도 했습니다. KPMG도 대차대조표가 양호하다며, 연준이 유발한 경기침체는 진짜 경기침체가 아닐 확률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연준의 최근 경제 전망은 내년에 0.5% 성장이기 때문에, 표면적인 경기침체일 뿐, 진정한 경기침체가 아니라며, 시장이 경제 위축을 빠르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이 난관을 기회로 가져가라는 입장도 있었습니다. CNBC가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80% 이상이 오히려 지금이 저점을 노린 매수 적기라고 생각한다며, 침체기를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자산관리 회사인 지라드도 오히려 낮은 수준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며, 하락장 속에서도, 나름의 투자를 이어가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2023년 미국 증시 전망 꼼꼼하게 짚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