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발병율 높아지는 미세먼지·중금속 노출 [10대 암 극복 프로젝트]

입력 2022-12-31 07:08
[편집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2021년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신규 암환자는 35만 5,136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암 발병률은 가족력 등 유전적인 요인 뿐 만 아니라 불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서구화된 음식섭취 습관으로 인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암을 예방하는 방법(조기 발견)은 물론 암치료를 받은 환자, 그리고 암환자 가족들 챙겨야 할 주의사항에 대해 암치료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의과대학 교수들을 심층 취재했다.

국내에서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갑상선암과 대장암을 비롯해 폐암, 간암, 위암, 유방암 등 10대 암에 대해 시리즈로 구성, 연재한다.

▶ 흡연, 폐암 발병 주원인…전문가들, 금연 권고

폐암의 발병 원인으로 흡연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를 비롯해 중금속 노출 등 환경적인 요인도 발병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폐암을 초기 폐암(Early lung cancer)과 진행성 폐암(Advanced lung cancer)으로 나눴을 때 일반적으로 초기 폐암에서는 증상을 느끼기 어렵다.

증상이 있어 병원에 내원시 폐암 3기, 4기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진행성 폐암의 경우 수 주간 지속되는 기침, 피가 묻어나오는 가래, 원인을 알기 어려우며, 수 주간 지속되는 흉부 통증이나 불편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저선량 흉부 CT, 폐암 초기 발견 도움

성숙환 이화의료원 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폐암을 초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흉부 CT를 촬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초기 폐암의 경우 흉부 X선 촬영에서 발견되지 않으나 흉부 CT검사에서는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폐암 고위험군에서는 저선량 폐CT검사가 권고되고 있으며, 국가 폐암 검진 대상자는 만 54세부터 74세의 모든 남녀를 포함해 흡연 경력이 30갑년(하루에 한 갑을 30년을 흡연한 경우로 1갑년은 하루에 1갑을 1년간 흡연한 경우임) 이상인 장기 흡연자가 대상이다.

흉부 CT 중 저선량 흉부 CT는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방사능 피폭을 줄이면서 초기 폐암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의들의 소견이다.

또, 폐암 위험이 높은 경우는 부부간의 간접 흡연에 따른 발병이다.

문석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생활환경이 비슷하고, 간접흡연에 노출돼 있을 경우 배우자가 폐암 발생빈도가 높다”며 “통상 100명의 부부 중 한 분이 폐암에 같이 걸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암 치료에 있어서는 암병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다른 암과 달리 EGFR, ALK, ROS1, BRAF 등 유전자 변이가 많고, 표적 항암치료제에 대한 내성이 높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암병기가 1기 및 2기 일부는 수술적 치료로 완치 가능하고, 3기, 4기의 경우에는 단독 치료보다는 병합 치료로 수술적 절제, 수술 전후로 화학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주사 면역치료 등이 이용되고 있다.

1기의 경우 수술로 완전 절제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치료법이며, 특히 폐 수술에 사용되는 내시경 수술 즉 단일공 흉강경(한 개 구멍만으로 흉강경으로 수술하는 방법) 수술의 경우 통증이 적고 환자의 회복이 빠른 최신 수술법이다.

복진산 이화의료원 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폐의 절제 범위는 폐엽 절제술이 표준적인 치료법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쐐기 절제술이나 구획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복진산 교수는 “2기의 경우 수술 등으로 완전 절제한 후 필요시 항암 화학요법을 받을 수 있다”며 “3기는 일반적으로 종격동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로, 수술로 완전 절제하고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능 치료를 병행하거나 혹은 항암 화학요법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폐암 4기의 경우 보통 흉강내 전이나 다른 장기로의 원격 전이가 있는 경우로, 수술적 완전 절제가 어려워 일반적으로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능 치료를 받게 된다.

최근에 개발된 타그리소, 렉라자(이상 EGFR 돌연변이 타깃), 로비큐아(ALK 타깃) 등과 같은 표적치료제와 키트루다, 옵디보 등과 같은 면역치료제는 일부 환자에게서 (치료)반응이 매우 좋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 수술후 호흡 재활 등 꾸준한 운동 필요

폐암수술 후 건강하게 퇴원하기 위해서는 수술 전에 환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가 필요하다.

문석환 교수는 “(폐암) 수술 전에는 적어도 2주간 금연하고, 많이 걷기(power walking), 체중 약간 늘리기, 호흡 재활을 열심히 해야 하며, 수술 후에는 절대적으로 금연을 유지해야 하고, 균형있는 식단과 꾸준한 운동, 폐기종 등 기저질환을 관리하는데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성숙환 교수는 “수술 후 환자의 폐활량이 다소 감소하게 되는데 꾸준한 운동은 폐활량 회복 및 전신 상태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는 게 폐암 전이 및 재발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미세먼지, 폐암 발병율 높여

폐암의 절대적 원인은 흡연이라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흡연 이외 중금속, 석면, 라돈가스, 미세먼지 노출 등의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폐암 발병이 자녀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부모 형제 중 폐암 환자가 있는 경우 폐암의 발병율이 일반인보다 2배 더 높고 사촌의 경우에도 30%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복진산 교수는 “공기 중 미세먼지도 폐암의 발병율을 높이므로 미세먼지를 흡입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폐암 예방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음식(당근, 단호박, 시금치 등)이 조금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