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제약 바이오업계에서 M&A 바람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금리 상승에 기업공개(IPO) 심사가 깐깐해지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움이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IT바이오부 고영욱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고 기자, 업계 동향 먼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먼저 보령제약그룹의 보령바이오파마가 M&A 시장 매물로 나왔습니다.
보령 측에 확인해보니 당초 연내 IPO계획이었는데 증시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제값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금은 조달해야하는데 상장이 어려우니 매각도 검토해보자 해서 현재 개별 인수후보자에 제안서를 돌리는 단계입니다.
제약바이오산업에 관심이 많은 사모펀드라든지 대기업 군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지분 100%에 대한 매각 희망가는 IPO추진 당시 기업가치평가액인 7천억원, 못해도 6천억원 수준입니다.
<앵커>
IPO가 어려워지니 아예 매각으로 선회했다는 거군요. 그렇다면 이미 상장된 기업들 중에도 인수합병 사례가 있습니까?
<기자>
코스닥 상장사 헬릭스미스가 카나리아바이오엠에 인수됐습니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카나리아바이오의 지분 51%를 보유한 모회사입니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헬릭스미스의 지분 7.3%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는데요. 계약금액은 350억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받은 돈 350억원이 전부 헬릭스미스로 들어오는 게 아닙니다. 받은 돈 중 300억원이 카나리아바이오엠의 또 다른 연결회사인 세종메디칼의 전환사채 인수로 나가기 때문입니다.
한 때 시가총액 3조원이었던 회사였는데 50억 원에 경영권을 넘긴 셈인 거죠.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이번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 “헬릭스미스의 엔젠시스 외에도 카나리아바이오의 유망한 물질들과 세종메디칼의 인프라를 결합해 세계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는 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는데요.
당연히 소액주주들은 반발하고 있고요. 다음달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새해 벽두부터 떠들썩한 이슈가 예정되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런 M&A, 내년에는 더 뜨거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째서입니까.
<기자>
정부가 2024년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부활하기로 하면서입니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상장사 지분 25% 이상 매입시 의무적으로 50%+1주를 사야하는 제도인데요.
유안타증권에서 최근 코멘트를 냈습니다. 해당 제도가 적용된 기업에 대해서 M&A 추진 속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건데요. 관련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최남곤 /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부장 :당연히 매도하는 입장에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 높게 받으려면 액션이 빨라져야 되고 인수하는 쪽에서도 이 비용을 좀 줄이려고 하면 의사결정에 대한 시기가 빨라질 수 밖에 없겠죠.]
특히 사모펀드가 주인인 곳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휴젤을 꼽았습니다. 이 기준대로라면 루하PE가 인수한 랩지노믹스,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가 인수한 나노엔텍도 관심 대상입니다.
그런데 꼭 이 제도 때문만 아니더라도 지금 바이오벤처 자금난이 심각한 상황이거든요. 내년이면 상위 50개 바이오기업 중 14곳의 현금이 바닥날 정도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유상증자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최대주주 지분을 파는 기업이 생겨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이런 바이오기업들은 누가 사들이게 될까요.
<기자>
앞서 보령바이오파마 매각 관련해서 잠깐 언급했듯이 사모펀드가 될 수 도 있고요. 또 최근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국내외 제약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현금 보유량이 코로나19로 크게 늘면서 우리 돈 260조원,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국내 기업들도 현금을 쌓아 놓은 곳들이 많죠.
실제로 미국 암젠이 최근 호라이즌 테라퓨틱스라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을 우리 돈 36조원에 사들였는데요.
내년 바이오업계 M&A의 신호탄 격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내 기업들도 후보가 될 수 있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바이오벤처가 대상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고영욱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