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앞으로 2년간 보유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주가 하락세에 약발이 먹혀들지 않았다.
테슬라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1.76% 하락한 123.15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 16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 행진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65% 추락했다.
무엇보다 머스크가 지난 10월 말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테슬라 경영을 소홀히 한다는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테슬라의 낙폭은 더욱 깊어졌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30일 종가(194.7달러)와 비교하면 이달 들어서만 36% 넘게 하락했다.
이에 머스크는 지난 20일 자신을 대신할 사람을 찾는 대로 트위터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했고, 전날에는 향후 2년간 테슬라 보유 주식을 시장에서 처분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맹세는 투자자들을 달래지 못했고, 이날 테슬라는 종가 기준으로 2년 만에 최저치를 다시 기록했다.
머스크 발언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이유는 그가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머스크는 과거에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가 번복한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 4월과 8월 트위터에 글을 올려 테슬라 주식 추가 매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테슬라 주식을 팔아 트위터 인수 자금 용도로 현금 154억달러(약 19조8천억원)를 마련했고, 인수 계약서에 사인한 지 불과 며칠 후인 지난 11월 초에도 39억5천만달러(약 5조700억원)어치 테슬라 주식을 매도했다. 이어 이달 12일부터 사흘 동안 머스크는 35억8천만달러(약 4조6천억원)어치 주식을 추가로 내다 팔아 테슬라 주가 추락을 부추겼다.
로이터 통신은 "테슬라 주식을 더는 팔지 않겠다는 머스크의 맹세가 투자자들을 진정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하워드 피셔 전 증권거래위원회(SEC) 변호사는 "머스크가 만약 가까운 시일 내 테슬라 주식을 판다면 투자자들은 그를 증권사기 혐의로 제소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투자정보업체 '트리플 D 트레이딩'의 데니스 딕 수석 애널리스트도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중 한 CEO가 머스크처럼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말했다면 시장은 그 발언을 믿었을 것"이라며 머스크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