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23일 하노이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에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다. 건물은 대지면적 11,603㎡, 연면적 79,511㎡로,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로 건설됐다. 앞으로 2,200여 명의 연구원들이 스마트 기기와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베트남을 찾아 R&D 센터 신축 현장을 점검하고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 주석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경영진과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응우옌 쑤언 탕 호치민정치아카데미 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미국, 영국, 인도 등 삼성전자의 주요 글로벌 R&D센터 임직원들은 베트남 R&D센터 준공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삼성은 글로벌 생산 거점의 역할을 하고 있는 베트남을 종합 연구개발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특히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술인 멀티미디어 정보 처리, 무선 통신보안 분야 등에 특화해 베트남 R&D센터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베트남 삼성R&D 센터는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베트남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삼성R&D 센터 준공식을 전후로 하노이 인근 삼성 사업장을 찾아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사업 현황 및 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했다.
삼성은 1989년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설치하면서 처음 베트남에 진출했다. 2005년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판 반 카이 전 베트남 총리와 이른바 '하노이 회담'을 가지면서 베트남 투자가 본격화됐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베트남이 1986년 시장경제 체제 전환 이후 고도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는 근거로 향후 양국 간 더 큰 경제협력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투자 확대를 결정했다. 이후 약 10여 년에 걸쳐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부문 계열사들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현재 삼성은 베트남에 6개의 생산법인과 1개 판매법인 및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전자부문 계열사 외에도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건설,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호텔신라 등이 대부분 계열사가 현지에 진출한 상태다.
삼성은 이재용 회장이 2012년 이건희 선대회장과 함께 베트남을 찾아 스마트폰 생산 현장을 점검한 이후 베트남 주요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삼성의 베트남 사업을 챙겨 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