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자동 운용하도록 한 제도를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라고 하는데요,
디폴트옵션 상품 가입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위험상품'을 선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자산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맞물려 위험투자 회피심리가 강한 상황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원금비보장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복현 / 금융감독원 원장: 디폴트옵션 도입은 초고령사회를 대비함에 있어서 노후소득 보장 체계의 기반을 다지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제도적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만기에 별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 결정된 방법으로 금융사가 대신 운용하는 제도입니다.
이번 달 2일부터 디폴트옵션 상품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위험자산'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경제TV 취재결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가입자의 55%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실적배당형’ 상품에 가입했습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상품 판매 개시 2주 동안 50%에 달하는 가입자들이 실적배당형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최종진 /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 디폴트옵션 가입 초기인데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실적배당형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정도 높은 것으로 파악이 되는데, 사실 시장상황이 안 좋지 않습니까. 그래서 혹시 초저위험으로 몰릴 수 있지 않을까 일부 걱정은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어서...]
디폴트옵션 도입 전만 해도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295조 6천원) 가운데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은 13.6%(40조 2천억원)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원금보장형보다 4배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자 가입자들이 고수익을 쫓아 실적배당형을 찾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지용 /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원금)보장형 상품이 1% 내외로 수익률이 낮으니까. 디폴트옵션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수익에 기여하는 상품에 관심을 많이 갖는 것이거든요. 리스크를 감안하고…]
특히, 디폴트옵션 가입자들은 은퇴시기에 맞춰 위험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자동 배분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디폴트옵션 실적배당형 가입자 가운데 TDF를 고른 비중은 48%,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35%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은퇴시점이 아직 많이 남고, 공격적 투자성향을 보이는 2030을 중심으로 이러한 추세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
업계는 원금 손실 리스크가 있어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이러한 상품으로의 발길이 더욱 늘 것으로 전망합니다.
한국경제TV 문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