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 빌 그로스 "금리인상 지속시 시장에 대혼란 발생"

입력 2022-12-21 10:06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공동 창업자 빌 그로스(Bill Gross)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게 일침을 가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그로스는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지속할 경우 시장에 대혼란(Chaos)이 발생할 것"이라며 "경기침체 리스크를 고려해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빌 그로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 시장이 잠재적인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작년 팬데믹 사태 이후 수조 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책이 경제를 뒷받침해왔지만, 최근 부양책의 효과가 소진되면서 경제가 '완만한(Mild)' 침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생겼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계속 인상될 경우 더욱 심각한 수준의 경기침체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며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연준 위원들의 최고금리 전망치가 5.1%로 상향 조정되며 연준이 내년에도 고강도 긴축을 지속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경기침체 공포가 시장에 확산된 바 있다.

한편 그로스는 일본중앙은행(BOJ)이 통화정책 전환에 나선점을 지적하며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을 지속할 경우 자본시장이 더욱 흔들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BOJ가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 변동폭을 기존 ±0.25%에서 ±0.50%로 확대하며 글로벌 채권금리가 동반 상승했다"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으로 침체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3.7%를 돌파하며 3주 사이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어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이 주택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강조하며 "향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잠재적인 디폴트(Potential Default)' 리스크를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과는 다르게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며 대공황 시기만큼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알려진 빌 그로스는 지난 19일(현지시간)에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이미 최적의 상태에 달했다며 추가 금리인상을 반대한 바 있다. 당시 그로스는 "시장에 상당한 양의 레버리지가 숨어있다"면서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이 경제를 침체 국면에 빠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