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식당 대표 살해사건 '재산 노린 범죄'?…"피해자 모른다"

입력 2022-12-20 16:08


제주지역 유명 음식점 대표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피해자의 재산을 노린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범행 동기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50대 남성 김모씨와 김씨 아내 40대 이모씨,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인 박모씨 등 3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6일 오후 3시 2분∼10분께 제주시 오라동 주거지에 혼자 있던 도내 한 유명 음식점 대표인 50대 여성을 집에 있던 둔기를 이용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의 아내 이씨와 박씨는 살인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부부는 범행 전날인 15일 새벽 여수에서 배편을 이용해 차량을 싣고 제주로 왔다.

김씨는 고향 선배이자 피해자와 가까운 관계인 박씨가 알려준 비밀번호를 이용해 사건 당일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해 얼굴을 최대한 가린 뒤 피해자 자택에 침입했다.

2∼3시간 가량 홀로 숨어있던 김씨는 귀가한 피해자를 상대로 집에 있던 둔기를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씨는 범행 직후 택시를 갈아타며 해안도로 등으로 도주했다가 제주동문재래시장에서 기다리던 아내 이씨의 차를 타고 제주항으로 향했다.

김씨 부부는 이어 차량을 완도행 배편에 싣고 제주도를 벗어났으며, 경남 양산 주거지에 숨어있다가 추적한 경찰에 19일 오후 붙잡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를 전혀 알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 주거지에 들어간 점과 침입할 때 주변 폐쇄회로(CC)TV에 최대한 찍히지 않도록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감춘 점, 범행 후 택시를 갈아타며 수사에 혼선을 준 점 등을 들어 계획 범행으로 보고 있다.

또한 숨진 여성과 한때 같이 지낼 정도로 가까운 관계였던 박씨가 지난 8월부터 피해자와 금전 문제로 자주 다투고, 김씨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준 점으로 미뤄 재산을 노리고 박씨가 범행을 사주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씨는 그러나 범행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숨진 여성은 제주에서 규모가 큰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혼자 거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중으로 김씨 등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씨는 이날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입감되는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또 "피해자와 아는 사람이냐"고 묻자 "모르는데요"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