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지현이 비상하고 있다.
한지현은 지난 13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치얼업’을 통해 안방극장에 얼굴을 또렷이 알렸다. 최근 그의 호감도 상승은 비약적인 수준이다.
“마지막 방송을 보면서 울었어요. ‘치얼업’을 통해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좋은 스태프,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재밌었고, 보람찬 시간을 보낸 것 같아서, 행복한 연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즐거웠어요.”
‘치얼업’은 50년 전통이라는 찬란한 역사가 무색하게 망해가는 연희대학교 응원단에 모인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한지현은 싱그럽고 아련한 캠퍼스 로맨스와 한 청춘의 성장 과정을 그려냈다.
“대본을 받았을 때 너무 하고 싶었어요. 많은 연기를 해볼 수 있는 대본이라 생각했죠. 감독님이 미팅하고 난 후에 이 작품을 저와 해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와 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요. 로맨스 작품을 하면서 성장한 것 같아요.”
한지현은 극중 연희대학교 응원단 테이아의 신입 단원 도해이 역을 맡았다. 도해이는 가난하지만 밝고 명랑한 신입생이다. 그는 도해이를 연기하면서 자신과 상당 부분 비슷한 점을 발견했단다.
“해이 연기를 해낼 수 있을까 부담이 됐어요. ‘펜트하우스’ 석경이 이미지가 강했는데, ‘치얼업’ 초반에 석경이가 보이는 것 같아서 걱정을 했는데, 감독님과 같이 했던 배우들, 작가님이 도와주셔서 점차 내가 해이가 되는 건지, 해이가 내가 되는 건지 생각이 들 정도로 변해가는 게 느껴졌어요. 새로운 경험이었고 후반부에 갈수록 더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어서 재밌었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대본을 보고 해이가 어떤 친구일까 찾아보고 분석을 많이 했어요. ‘밝고 힘든 일이 있어도 버텨낼 힘이 있는 친구’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를 사랑하고 싶었어요. 후회는 없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치얼업’은 한지현의 첫 주연작이었던 만큼 마음 속 부담도 컸다. 응원단을 배경으로 삼각 로맨스를 주도하는가 하면, 캠퍼스의 우정과 낭만, 가족에 대한 애틋함, 청춘의 시련 등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주인공이 처음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바쁘고 힘든 건지 몰랐어요. 잠잘 시간도 없고, 대사 외울 시간도 촉박하고, 끝난 저도 스스로가 신기하고 대견했어요. 이번에는 제가 없는 신이 없어서 힘들기도 했지만 같이 하는 배우들의 시너지를 얻어 밝고 쾌활한 청춘 같은 촬영을 할 수 있었어요.”
극중 도해이와 응원단장 박정우(배인혁 분), 의대생 남사친 진선호(김현진 분) 사이 삼각로맨스는 화제가 됐다.
“감독님이 ‘선호에게도 관심 좀 가지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처음부터 정우게게만 관심을 쏟았어요. 막상 촬영을 하니 선호가 가진 매력도 많고 참 괜찮더라고요. 선호가 등장하는 장면들의 배경음악 등이 임팩트가 강렬하더라고요. 고백신, 취중 뽀뽀신 등을 보면 선호가 나오는 장면이 확실히 임팩트가 커요. 사실 ‘치얼업’이 해이의 성장일기를 그리는 것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는 정우와 선호 둘 중 누구도 선택하지 않고 해이가 솔로로 홀로서는 결말도 나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인혁이는 연기를 할 때 목소리가 좋아요. 울림이 있어요. 그렇다보니 대사 전달력이 좋더라고요. 현진이는 집중력이 좋아요. 개인적인 이상형은 듬직하고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이요.”
‘치얼업’은 2.3%의 시청률로 시작해 1~2%대 시청률을 이어오다 2.2%로 종영했다. 최고 시청률은 6회 3.2%였다.
“제가 첫 주연이고, 열심히 한 걸 봐주신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더라고요.”
배우가 자신의 매력을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 어떻게 스타일링을 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매력은 무엇일까.
“매 순간 열심히 하는 게 저의 매력인 것 같아요. 저는 해이보다 밝고 텐션이 높아요. 해이를 연기하면서 대학생 때 추억이 떠올랐어요. 주변에 밝은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요. 동기, 선후배들이 ‘너랑 똑같다’며 많이 연락 왔어요.”
한지현은 이제 도해이에서 벗어나야 한다. 쉴 틈 없이 차기작 연습에 매진할 그는 잠깐의 휴식을 보낼 생각이다.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얘기는 꼭 하고 싶어요. 올해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 따듯한 경험을 하고, 연기 적으로 많이 배운 해였어요. 내년에는 새로운 작품을 하면서 더 성장하는 저를 기대해 주세요.”
인터뷰 내내 한지현은 겸손하면서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힘들어도 재미있는 게 연기라는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것은 그에게 연기자로써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제 연기 스타일이 거칠더라고요. 감정적으로 폭발이 일어나는 순간을 잘 끄집어 오는 장점이 있고요. 계획을 가지고 디테일한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 순간을 잘 즐기는 삶. 그런 것을 느끼면서 연기를 평생 하고 싶은 소망이 있어요. ‘성장하고 있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듣고 싶어요. 연기하는 그 순간 몰입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갈수록 열심히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고 어떻게 하면 더 잘 편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해요. 다음에는 시대물, 범죄물 등 연기적으로 성장하고 배울 수 있는 감정의 폭이 큰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도 지금처럼 변하지 않고 연기를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