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시총 5천억달러 붕괴…"올해 들어 55% 폭락, 투자자 고통"

입력 2022-12-15 17:41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14일(현지시간) 2년 만에 5천억달러(약 652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이번 주 초 사흘간 테슬라 주식을 5조원 가까이 내다 팔아 주가 하락 압력을 키웠다. 올해 들어서만 4번째, 트위터 인수 이후 2번째 매각이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2.58% 하락한 156.80달러로 장을 마쳤다.

올해 초 대비 반 토막이 난 테슬라 주가는 연간 하락 폭을 55%로 키웠다.

주가 폭락으로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4천951억달러(약 643조원)로 축소됐다. 이 회사의 시총이 5천억 달러를 밑돈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2년 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편입을 앞두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총 5천억 달러 문턱을 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 주가 폭락이 투자자들에게 광범위하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상으로 타격을 받았고, 최근에는 중국 시장에서의 전기차 수요 둔화 가능성이 겹치며 낙폭을 키웠다.

무엇보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테슬라 경영을 소홀히 한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머스크 리스크'는 주가를 더욱 짓눌렸다.

CNBC 방송에 따르면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약을 완료한 10월 27일 이후 테슬라 주가는 28% 넘게 하락했다.

이런 와중에 머스크가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테슬라 주식 2천200만 주를 매각했다고 증권 감독기관이 이날 공시했다. 금액으로는 35억8천만달러(약 4조7천억원)어치다.

머스크는 작년 11월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이후 지금까지 390억달러(약 50조8천억 원)어치, 올해 들어서만 150억달러(약 19조5천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은 1년 전 17%에서 13.4%로 낮아졌다.

머스크의 이번 주식 매각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머스크와 테슬라는 이에 대한 현지 언론의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머스크는 지난 13일 트위터를 통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하는 격변의 경제 상황에서 부채를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440억달러(약 57조3천억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 당시 차입매수(LBO) 방식을 활용함으로써 트위터가 대출을 떠안게 됐다.

이로 인해 트위터의 부채는 기존 17억달러(약 2조2천억원)에서 130억달러(약 17조원)로 7배 이상 불어나 연간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이자 규모가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는 주요 자동차 회사와 정보기술(IT)기업 가운데 올해 최악의 주가 흐름을 보인 종목 중 하나"라면서 "머스크의 괴상한 행동이 테슬라 브랜드와 전기차 판매에 상처를 줄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테슬라 주주들은 주가 낙폭이 갈수록 깊어지자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과 트윗이 회사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불만을 터트렸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이후 소셜미디어 정치 지형이 좌편향됐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복원했고, 지난달 중간선거 하루 전날에는 공화당에 투표하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테슬라의 3대 개인주주인 레오 코관은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는 테슬라를 버렸고 테슬라에는 일하는 CEO가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우리는 머스크의 바보짓 때문에 가치 없어진 테슬라 주식을 가진 주주일 뿐인가"라며 "머스크가 아닌 (애플 CEO) 팀 쿡과 같은 집행인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퓨처 펀드의 게리 블랙 매니징 파트너는 "(테슬라) 고객은 자신의 차가 논란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부끄러움 없이 차를 몰고 싶어 한다"며 머스크의 발언 자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