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5년만에 금리 최고치…“인플레이션과의 전쟁 계속된다”

입력 2022-12-15 09:37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서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 기준 금리가 15년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번 금리 인상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준의 목표 범위인 4.25%~4.5% 수준에 도달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연방기금금리(FFR)이다. 당시 연준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로 바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완화했다.

하지만 이번 연준은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은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공격적인 긴축이었던 앞선 네 차례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에 비해 인상 폭이 완화된 것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만장일치로 승인된 FOMC 정책 성명서는 11월 회의에서 거의 변경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지난 성명서의 ‘지속적인 인상(ongoing increases)’이라는 매파적 문구의 어조를 모호하게 바꿀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여전히 성명서에 남아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서 “금리 인상 영향이 경제에 미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0.75%포인트보다 둔화된 0.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것”이지만 “(0.5%포인트 인상도) 여전히 역사적으로는 높은 수준이다. 가야할 길이 멀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내년 ‘피봇(정책 전환)’에 대한 가능성도 차단했다. 그는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Fed의 경제전망 (SEP) 상으로는 내년에 금리 인하는 없다”고 답했다. 2023년 기준금리 전망치는 5.1%로 높여 제시했다. 파월 의장은 “위원 19명 중 17명이 점도표를 통해 내년 최종금리를 5% 이상으로 적었는데, 그것이 지금 우리의 평가”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책 기조 유지 입장에 시장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파월 의장은 “가격 상승(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확고해지지 않도록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두 달 동안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둔화에 대한 것이다. 파월은 “10월과 11월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환영할만한 월간 가격 상승 속도 감소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면서 “상품, 서비스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박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품 인플레이션이 개선돼 CPI 상승률이 나아졌지만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6%대를 보이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오후 2시(미 동부시간)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때까지 0.7%대의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는 30분 뒤 공개된 FOMC 성명서와 금리 점도표 그리고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