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카타르 스캔들'로 유럽의회가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그동안 EU로부터 도덕적 질타를 받아온 유럽 내 극우 세력의 공격을 받게 됐다.
14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폴란드 집권당 법과 정의당(PiS) 등은 이번 사태를 통해 EU의 이중잣대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발언은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가 유럽연합(EU)의 입법기구인 유럽의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르펜 대표는 이번 사태를 비판하기 위해 지난 2014년에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끌고 나왔다. 당시 르펜은 러시아 은행으로부터 900만 유로(당시 기준 약 107억원)를 빌렸는데 이를 두고 러시아가 프랑스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르펜을 포섭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그들은 체코-러시아 은행의 완전히 투명하고 합법적인 대출을 빌미로 우리를 진흙탕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며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카타르는 '선(善)의 진영'이라고 일컬어졌지만, 사실은 부패한 이들에게 현금으로 가득 찬 여행 가방을 전달하고 있었다"고 비꼬았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지난 12일 트위터에 세계 정상들이 폭소를 터뜨리는 모습 위에 "그리고 그들은 헝가리의 부패를 심각하게 걱정했다"라는 글이 적힌 사진을 올리며 유럽의회를 조롱했다.
유럽의회는 사법 독립성과 법치주의 등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지난 2년간 헝가리에 코로나19 지원금을 주지 않았다.
폴란드 집권당 법과 정의당(PiS)은 이번 추문에 연루돼 지난 13일 해임된 에바 카일리 유럽의회 부의장이 그동안 폴란드를 강력하게 비난한 인물이었다고 꼬집었다. 도미니크 타르친스키 PiS 의원은 "법치주의에 대한 문제는 어디서 발생하는가. 폴란드인가 EU인가"라고 반문했다.
(사진=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