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쪽집게' 마이크 윌슨 "내년 美 증시, 어두울 수밖에 없는 이유"

입력 2022-12-14 10:41


월가에서 '족집게' 애널리스트로 불리는 마이크 윌슨(Michael Wilson) 모간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미국 증시 비관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윌슨은 "미국 증시가 내년에 실적 리스크를 마주하면서 급락하게 될 것"이라며 "상승 랠리를 견인할 수 있는 원동력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마이크 윌슨은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S&P500 지수가 내년 1분기 중 최대 20% 가까이 급락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올해 미국 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리스크에 흔들렸다면, 내년에는 기업들의 실적 리스크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S&P500 지수가 3,000~3,300선에서 바닥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미국 증시가 소폭 반등한 이유는 시장에 기업들의 실적 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연기금, 헤지펀드, 기관 투자자들이 곧 다가올 실적 리스크를 지나칠 정도로 간과하고 있어 증시 투자 심리가 아직 위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지난 10월 대비 약 11% 이상 오른 상태다.

한편 윌슨은 S&P500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의 주당순이익(EPS)이 내년에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기업들의 실적 둔화로 평균 EPS가 195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추가적인 증시 하락세를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 230달러를 대폭 밑돈 수치다.

또한 최근 증시 상황을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사태와 비교하며 "투자자들이 기업들의 잠재적인 실적 하락 수준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실적 리스크가 약세장의 마지막 챕터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적 리스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코스틴(David Kostin) 골드만삭스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도 경기 침체, 실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미국 증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미국 증시를 둘러싼 악재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내년 상반기에는 S&P500 지수가 현 지점에서 약 8% 더 급락한 3,600선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 침체가 발생하는 최악의 경우에는 S&P500 지수가 3,150까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하지 않더라도 증시가 향후 기업들의 실적 리스크에 흔들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지난 3분기 실적 시즌에서 주요 기업들의 매출 감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인상이 장기화 될 경우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도 하방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