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매출이 올해 5조 원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국내 식품 회사가 해외로 나가 5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내년부턴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하는데, 유오성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유 기자, 그동안 식품산업은 대표적인 내수 산업으로 꼽혀왔는데, 이 정도면 수출 산업으로 체질이 변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지난해도 CJ제일제당이 식품 업계 최초로 해외 식품사업으로만 4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습니다.
올해 4분기 실적이 아직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CJ제일제당 해외 식품사업부문 매출은 올해 5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데요.
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CJ제일제당 해외 식품사업부문은 1분기 1조 1,765억원(전년비 15%↑), 2분기 1조2,167억(20%↑), 3분기 1조3,822억 원(전년비 23%↑)을 기록했습니다.
지금까지 3조8천억 가까이 벌어들인 셈이고요.
통상 크리스마스 시즌이 걸쳐있는 4분기 실적이 가장 좋거든요. 그러다보니 올해 해외 매출 5조 원 달성도 어렵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나 식품은 한 나라의 문화와 직결되는 부분이다보니 해외 매출 5조 원이 가지는 의미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는데요.
과거 우리나라 수출 품목이 중후장대 산업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식품 같은 문화 콘텐츠 산업도 경쟁력을 갖춰 간다고 해석됩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서용구 /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 우리나라 수출 주력 품목이 중후장대나 반도체 등이었는데, 이제는 굉장히 소프트한 분야인 케이푸드가 콘텐트 산업과 더불어 한국의 수출 주력 산업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K푸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의 해외 매출이 매년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거군요. 어떤 제품이 많이 팔렸습니까?
[기자]
CJ제일제당이 파는 가공식품 종류가 굉장히 많잖아요. 이걸 다 해외로 내다 파는 것은 아니고요.
딱 7개 품목을 정해 전략적인 접근을 했습니다. 만두, 김, 치킨, 소스, 김치, 롤, 즉석밥 이렇게 7개 인데요.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만두고요.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합니다. 이들은 비비고라는 단일 브랜드를 통해 판매가 되는데요.
주로 마트에 입점해 판매되다보니 이제는 비비고하면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한식 가공식품 대명사처럼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만두 다음은 어떤 제품이 인기인지 봤더니, 가공밥, K-소스, 김치 순으로 잘 팔리고 있었습니다.
[앵커]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최대 수출 시장은 어딘가요?
[기자]
해외 매출의 78%가 미국 시장입니다. 사실 K푸드 열풍이 불었다고 해도 유통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면 힘을 쓰기가 어렵거든요.
CJ제일제당은 2019년 미국 냉동식품 가공기업 슈완스 인수로 이 약점을 극복해냈습니다. 일각에선 슈완스 인수가 신의 한 수 였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인데요.
슈완스 인수 이후 CJ제일제당 해외 매출이 전체 식품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까지 올랐습니다.
다만 아직 유럽 시장 지배력은 크지 않은데, 내년부터는 이 마저도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유명한 도장을 찾아가 그곳의 실력자들을 꺾는걸 도장깨기라고 하는데, CJ도 이런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걸로 유명하잖아요.
미국에 이어 이번엔 유럽이라고 보면 될까요?
[기자]
CJ제일제당은 유럽 시장 식품사업 매출을 2027년까지 5천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올해 유럽 시장 매출은 600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 여기서 8배를 더 키우겠다는 건데요.
전략은 미국과 비슷합니다. 만두, 가공밥, 치킨 등 전략 제품을 선정하고 여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인데요.
미국에서 비비고가 한식 전문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면 유럽에서는 아시안 푸드 시장으로 카테고리를 넓힌다는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만두, 롤, 딤섬을 아우르는 랩푸드 시장 카테고리 1등에 도전합니다.
만두나 롤 등 랩푸드에 먼저 집중하는 이유는 유럽 사람들도 친숙한 제품이기 때문인데요.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CJ제일제당 관계자 : 만두를 포함한 7대 글로벌 전략 품목으로 유럽에서 케이푸드를 넘어 아시아 푸드 시장에 도전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고요. 베트남에서 롤 사업을 기반으로 롤 사업에도 속력을 낼 계획입니다.]
또 미국과 마찬가지로 현지 식품기업 인수를 통해 현지 유통망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도 동일한데요.
이를 위해 독일 냉동식품기업 마인프로스트 인수했고요.
다만 생산과 판매 방식에 변화를 준 것이 차이점입니다.
기존의 '국내 생산 → 해외 수출' 이나 '현지 생산 → 현지 판매'가 아닌 베트남에 공장을 세우고 '글로벌 생산 → 글로벌 수출'로 변화시킨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해외 사업이 이렇게나 잘 나가는데 CJ제일제당 주가는 힘을 못쓰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건 왜 그런겁니까?
[기자]
사실 식품사업은 내년도 원재룟값 하락이 예상되면서 오히려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원가가 하락해도 판매가는 안떨어지거든요.
관건은 바이오 사업부인데, 여기는 B2B 사업이라 원가가 오르면 판매가격도 오르고 반대로 원가가 떨어지면 판매가도 떨어지는 구조입니다.
최근 몇 년 간 곡물가가 많이 올라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는데, 이제는 곡물가격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영업이익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예요.
그러다보니 영업이익 증가율은 계속해서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올해는 역성장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오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분의 1정도가 되거든요. 비중이 작지 않다보니 CJ제일제당 투자하시려는 분들은 바이오사업 이익률 변화를 관심 갖고 지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증권업계 관계자 : 바이오 첨가제들 판가가 하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내년에는 바이오 부문이 최근 2년 동안 좋았던 이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고, 그 만큼이 식품에서 좋아지더라도 상쇄될 것으로 보이다 보니, 주가가 좀 눌려있는 모습이고..]
[앵커]
내년도 CJ제일제당이 해외 식품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바이오 사업에서 발생할 기저효과를 상쇄할 정도의 성장세가 이뤄진다면 주가 흐름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네요.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