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발 묶인 유조선 28척…"단 한 척만 통과"

입력 2022-12-10 13:50
탑재 원유량 200만t 달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 후 튀르키예(터키)가 도입한 새 선박 보험증명 규정으로 유조선 28척의 발이 묶여 있다고 블룸버그·로이터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튀르키예 관리들에 따르면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루스 해협과 다르다넬스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유조선은 모두 28척, 탑재 원유량은 200만t(약 1천500만 배럴)에 달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자체 집계한 선적 데이터에 따르면 적체되고 있는 원유량은 이보다 훨씬 많은 2천500만 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보이며 튀르키예가 새 규정을 적용한 후 유조선 한 척만이 이들 해역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문제가 되는 선박은 대부분 카자흐스탄산 원유를 싣고 유럽 국가로 향하는 유조선들이라며 새 보험증명 규정을 둘러싼 튀르키예와 서방국가 간 논란이 장기화하면 국제 원유 흐름도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7개국(G7)과 호주, 유럽연합(EU) 27개국은 지난 5일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제한하고, 이 기준을 지키지 않는 해운사는 미국·유럽 보험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했다.

튀르키예는 이달 들어 보스포루스 및 다르다넬스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유조선에 대해 유가 상한제에 따른 각종 위험까지 보장하는 새 선주상호(P&I)보험 증명을 요구하고 이런 증명이 없는 선박의 통과를 막고 있다.

튀르키예의 새 보험증명 규정이 국제시장의 원유 흐름을 막는 장애물로 등장하자 미국 등 서방 국가와 보험업계는 튀르키예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카자흐스탄산 원유에는 유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카자흐스탄 원유를 실은 유조선은 새 보험증명 적용 대상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U 집행위원회도 "유조선 해상 적체는 유가 상한제와는 관련이 없다"면서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튀르키예와 접촉 중이며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자국 해역을 지나는 모든 선박에 새로운 보험 증명을 요구하는 입장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튀르키예 해양 당국은 전날 유조선 해상 적체는 "선사들이 보험 증명을 제출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며 "앞으로도 적절한 서류를 갖추지 않은 선박의 통행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하지만 "튀르키예는 세계 시장으로의 원유 수송을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다. 우리는 선박 소유국의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과 제안에 열려 있다"며 협상을 통한 해결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