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경상수지 8.8억달러 '힘겨운 흑자'..."당분간 변동성 커"

입력 2022-12-09 14:11


10월 경상수지가 힘겹게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수출이 감소한 반면 원자재와 자본재 등의 수입이 늘면서 상품수지는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8억8천만달러(약 1조1,6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지난 8월 30억 5천만달러 적자에서 9월 16억 1천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뒤, 두 달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10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달(80억1천만달러)보다 71억3천만달러나 크게 줄어 올해 들어 두번째로 작은 수준이다. 직전 최저치는 지난 7월 7억 9천만달러 흑자였다.

10월 경상수지 중 상품수출입에 따른 상품수지는 14억8천만달러 적자였다.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건데, 1년 전(61억달러)과 비교해 75억8천만달러나 감소했다.

수출(525억9천만달러)이 지난해 10월보다 6%(33억6천만달러) 줄었다.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앞서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처음 전년동월 대비 감소를 기록한 뒤 2개월 연속 뒷걸음친 것이다.

반면 수입(540억7천만달러)은 원자재(+9.9%) 수입이 증가하고 자본재(+10.9%), 소비재(+7.9%)도 확대되며 1년 전보다 8.5%(42억2천만달러) 늘었다. 22개월 연속 증가세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주요국 성장 둔화나 IT 경기 부진 등이 수출에 반영되면서 전체 상품수지 적자의 배경이 됐다"며 "에너지 위주로 수입이 계속 늘고 소비재·자본재 수입도 증가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지난해 10월(6억4천만달러)과 비교해 흑자 폭이 5억9천만달러나 줄면서 5천만달러 흑자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운송수지는 흑자(13억8천만달러) 기조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10월(23억1천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9억4천만달러 적었다. 10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같은 기간 61.7%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1년 새 4억6천만달러에서 5억4천만달러로 늘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22억6천만달러)는 1년 전(12억5천만달러)보다 10억달러 증가했다.

이는 배당소득수지 흑자(15억8천만달러)가 1년 새 10억3천만달러 증가한 영향이 컸다. 한은은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0월 중 25억3천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7억5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8억1천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5억6천만달러 줄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35억5천만달러 늘었다.



올해 들어 1∼10월 누적 경상수지는 249억9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1년 전보다 흑자 폭이 504억3천만달러 축소됐다.

한은은 지난달 24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가 25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김 부장은 "앞서 한은이 전망한 연간 경상수지 흑자 250억달러는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대외여건이 불확실해 전망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산술적으로 11∼12월이 균형 수준이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지난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다가 4월 수입 증가와 해외 배당이 겹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곧장 5월 흑자 기조로 돌아섰으나 지난 8월 다시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냈으며 9월엔 약 16억달러 수준 힘겹게 흑자를 회복해 이번이 2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다.

정부도 10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당분간 경상수지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수출입은행에서 방기선 1차관 주재로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향후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 감소가 기대되는 반면 글로벌 경기둔화·국내 물류차질 등 수출 불안요인도 상당해 당분간 월별 경상수지의 높은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방 차관은 이어 "수출구조를 다변화하고 에너지 절약 노력을 지속하면서 해외투자 수익의 국내 환류를 지원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