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 영역 만점자는 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리면서 만점자가 단 1명에 그쳤던 지난해 2022학년도 수능보다는 만점자가 늘었지만, 재작년 2021학년도의 6명보다는 줄었다.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3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만점자는 재학생이 2명, 졸업생 1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점자 3명이 모두 과학탐구 영역을 선택한 학생"이라고 덧붙였다.
평가원은 국어영역 표준점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데 대해서는 "고난도 문항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평이해졌다"고 분석했다.
2023학년도 수능 국어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으로, 1년 전(149점)보다 15점이나 하락했다. 현재 수능은 시험이 쉬워 평균점수가 올라가면 반대로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하는 구조다.
지난해 수능은 국어가 매우 어려웠는데, 올해는 또 쉽게 출제되면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크게 하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평가원이 '고난도 문항에 대해 학생들이 생각만큼 어렵게 느끼지는 않은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반면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 147점에서 올해 145점으로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국어·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도 지난해 2점에서 올해 11점으로 확대됐는데, 수능이 통합형으로 바뀌면서 수학에 강점이 있는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더 유리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평가원은 이에 대해서도 국어·수학 표준점수 격차 때문에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규민 평가원장은 "일반적으로 정시모집에서는 국어, 수학 영역 모두 반영되기 때문에 점수 차가 난다고 해서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일방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며 "정시에서 (수능 점수를) 반영할 때 영역별로 가중치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석해본 바로는 중위권은 오히려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가 더 높았다"며 "과목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가능하면 적게 나타나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 차이가 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영주 수능 본부장 역시 "출제기관(평가원)에서 입시와 관련해 교차지원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라고 섣부르게 말하기 어렵다"며 "정시 전형에서는 (대학마다) 영역 반영 비율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입 전형에서 대학 맥락, 상황에 따라 조절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차이를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지적이 있지만 평가원은 해당 정보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선택과목별 점수를 공개할 경우 점수 받기 유리한 과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문 본부장은 "수능 점수 체제에서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를 공개해야 하는 당위성 아니면 체제의 부합성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국어와 수학의 선택과목별 점수를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