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0억대의 자산가들은 지출 절반을 저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총자산이 70억원은 있어야 부자라고 인식한다. 종잣돈은 근로·사업 소득으로 마련했고, 이후 자산축적 과정에서는 부동산 투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4일 '2022년 자산관리 고객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금융자산이 1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인 계층을 대중부유층으로 분류했다. 대중부유층이 금융자산을 포함해 가진 총 자산은 평균 11억 5,986만원이다. 임대보증금과 부채 1억 1,688만원을 제외한 순자산은 10억 4,208만원이었다. 이중 금융자산은 2억 6,951만원, 부동산 자산 8억 5,323만원, 가상자산 등 기타자산은 2,982만원으로 집계됐다. 총소득은 평균 세전 1억 75만원이었는데 근로소득 비중이 72.1%로 가장 높았다.
대중부유층은 지난해 지출의 50.1%(4,638만원)를 저축했다. 저축 금액의 60.4%는 안전자산이다. 수시입출금에 31.2%, 예·적금에 29.2%를 넣었다. 개인연금 같은 장기 저축성 상품납입금은 20.6%였다. 사회보장료나 대출 원리금 등 비소비성 지출은 16.5%, 생활비와 의료비 같은 소비성 지출은 33.4%였다.
이들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최소 자산기준은 70억 5,000만원이었다. 이중 금융자산은 32억 9,000만원은 있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은행이나 자산관리 업계가 정의하는 부자기준인 '금융자산 10억원'보다 3배 높은 기준이다. 특히 자산이 많을수록 기준이 높아져 20억원 이상 자산보유자의 경우 79억 9,000만원부터 부자라고 응답했다. 스스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22.8%였다.
대중부유층이 계획하는 10년 후 평균목표 자산은 21억 6,000만원이었다. 현재 보유자산 대비 2.1배다.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으로는 45.5%가 '근로·사업 소득'을 꼽았다. 다음으로 금융상품 투자가 24.8%, 부동산 투자가 22.7%로 뒤를 이었다. 이를 통해 죽기 전까지 자산을 3.9배 늘릴 수 있다고 대답했다. 54.2%는 금융자산 10억원을 모으는 게 가능하다고 했고, 45.4%는 그 기간이 '10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생각했다.
금융자산의 종잣돈으로 여겨지는 1억 원을 마련해 대중부유층에 진입하는데 기여한 소득원은 77.6%가 근로·사업소득이었다. 현재 수준의 자산을 축적하는 데도 54.8%는 근로·사업소득이 가장 기여했다고 생각했다. 부동산 투자로 답한 비중은 22.6%로, 시드머니 마련 이후 자산축적 과정에서 부동산 기여도가 높아졌다.
기준금리가 오르고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31.9%는 투자·운용방식을 조정했다. 대부분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큰 변화를 주진 않지만, 시중금리가 대출이나 예금가입 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방향성과 속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대출금리가 6%대에 이르면 64.9%가, 7%대에는 83.5%가 돈을 빌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반대로 예금금리가 5%대에 이르면 37.2%가, 6%대에서는 58.1%가 투자자산을 예금으로 옮기겠다고 응답했다.
경기 인식에서는 물가상승과 금리인상이 지속될 거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내년 하반기'까지 물가가 오를 것이라 예측한 경우는 31.7%로 '내년 상반기'라고 답한 이들(28.9%)보다 많았다. 금리인상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거라는 의견이 35.5%로 가장 많았다. 17%는 물가인상과 금리인상이 2024년까지 이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대중부유층 54.7%는 내년 가구소득이 현재와 비슷할 거라고 봤다. 가계 지출에 대해서는 물가상승과 금리인상으로 소비성 지출과 비소비성 지출이 모두 늘어날 거라고 예상했다. 대출이 있는 84.2%는 향후 1년간 상환 일정에 따라 대출잔액이 줄거나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부동산 펀드, 리츠 등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금융상품을 다양화하고, 가상자산도 다양한 연령층이 보유하고 있고 투자확대 의사도 발견되므로 향후 금융회사의 서비스 제공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시장과 제도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선제적 준비"를 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