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쿡 '극적 화해'…트위터 광고주 줄이탈에 태세전환 [GO WEST]

입력 2022-12-02 19:24
수정 2022-12-02 19:24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조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조 기자, 오늘 트위터를 들고 오셨군요. 최근 일론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애플과의 전쟁을 선포해 시끄럽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벌써 화해를 했다고요?

<기자>

네.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애플을 공격하기 시작한게 28일이었는데, 이틀만에 팀 쿡 애플 CEO와 직접 만나 화해했습니다.

사진을 하나 가지고 왔는데요. 일론 머스크의 트윗입니다.

<앵커>

나무도 보이고, 물이 맑네요. 언뜻보면 캠핑사진 같기도 하구요.

<기자>

네. 이게 사실 5초 정도의 짧은 동영상인데, 연못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비치죠. 머스크는 영상과 함께 '아름다운 애플 본사를 안내해 준 팀 쿡에게 감사하다'고 썼습니다.

<앵커>

머스크와 팀 쿡의 그림자군요. 사진만큼이나 평화롭게, "우리 화해했다" 이런 겁니까?

<기자>

바로 앞서 트윗에 "오해를 풀었다. 앱 스토어에서 트위터 제거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팀이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앵커>

그게 뭔가요?

<기자>

바로 인앱결제 수수료 입니다. 당초 이번 논란의 시작은 결제금액의 30%를 받는 수수료였는데요.

이 사진은 앞서 머스크가 올린 여러개 트윗 중 하나입니다. 직진은 '30% 수수료 내기'인데, 급하게 일론이 'Go To War(전쟁으로 가는길)'로 빠지고 있죠.

머스크는 인앱결제 수수료를 놓고 "인터넷상의 세금이다. 필요한 것보다 10배는 비싸다"고 비난해왔었는데, 이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찾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후 가장 먼저 선포한 것이 수익 모델 변경인데요. 지금까지 광고가 주 수익원이었다면, 앞으로는 월 8달러의 구독상품 '트위터 블루'를 통해 수익을 늘리겠다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런데 인앱결제 수수료가 애플은 30%, 구글의 경우 15%로 책정하고 있거든요. 8달러 유료 구독료 중 2.5달러는 애플이 가져가게되는 겁니다.

여기에 머스크는 트위터를 메신저와 페이·뱅킹 같은 기능을 탑재한 슈퍼앱으로 바꿀 계획인데, 여기서 나오는 수익도 수수료 명목으로 애플이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보니 머스크가 선제적 공격에 나선겁니다.

<앵커>

애플의 수수료 정책은 계속 논란이 되어왔죠. 미국, 유럽 등에서 반독점 소송도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에픽 게임즈가 애플의 수수료 부과에 반대하며 자체 결제시스템 도입했다가 앱스토어에서 퇴출 당했었거든요.

그래서 캘리포니아에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는데, 연방법원에서는 사실상 애플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도 유럽에서 애플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냈죠.

그래서 이번 머스크의 공세에 스포티파이 CEO, 에픽게임즈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까지 애플 공격에 가세했었습니다.

저커버그는 "애플은 소비자들 스마트폰에 어떤 앱이 설치돼야 하는지 일방적으로 제어하는 유일한 회사"라며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는데요.

아이러니하게 저커버그가 머스크 편을 들며 이 발언에 나선 날 머스크는 화해의 트윗을 올렸습니다.

<앵커>

머쓱한 상황이 됐군요. 인앱결제 수수료에 대해 어떤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나요?

<기자>

아직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만 분명 머스크를 달랠 무언가가 있었겠죠.

사실 애플은 트위터의 최대 광고주입니다. 일주일 트위터 광고에 약 22만달러, 우리 돈으로 3억원 가까이 지출하는데요.

그런데 머스크 인수 이후 광고 집행은 13만 달러, 4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것도 10월 말 기준이고, 11월 들어서는 대부분 줄어들었다는 보도도 있어서, 아마 광고에 대한 딜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머스크가 트위터의 CEO가 된 이후 광고가 많이 줄었나요?

<기자>

대형 광고주들이 썰물처럼 대거 이탈하고 있는데요.

GM과 포드, 폭스바겐, 지프 같은 자동차 회사들과 세계 최대 통신기업 AT&T, 블랙록, 씨티그룹 같은 금융회사, 또 화이자 등의 제약사, 켈로그, 네슬레, 코카콜라, 힐튼호텔과 메리어트 호텔 등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트위터 광고를 중단했습니다.

미디어 분석기관에 따르면 머스크의 인수 이후 한 달만에 주요 광고주 100곳 가운데 절반인 50곳이 광고 집행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앵커>

아직 구독 서비스는 제대로 시작도 못했는데, 광고 매출이 이렇게 줄어들면 타격이 큰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위터의 매출 90%가 광고입니다.

물론 앞으로 5년내 이를 45%까지 줄이겠다고 머스크가 선포했지만, 달성하겠다는 매출의 45%는 여전히 현재 광고 매출의 2배 수준이거든요.

그래서 급하게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트위터는 미국 광고대행사들에게 최소 50만달러어치 광고를 구매하면, 해당 금액만큼을 광고를 추가 노출해주겠다고 밝혔는데요. 1+1의 광고를 내주겠다는 겁니다.

트위터가 보낸 메일에 "트위터 사상 최대의 광고주 인센티브"라고 홍보하면서, 올해 안에 나가는 광고를 대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는데요.

유례없는 인센티브에 광고주들이 발길을 돌릴 지는 미지수입니다.

<앵커>

서학개미들에겐 이번 애플과 트위터의 짧은 전쟁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일단 팀 쿡이 빠르게 머스크의 거센 입을 막긴 했지만, 애플의 앱스토어 수수료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앱스토어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법안('Open App Markets Act')이 논의 중인데요. 머스크가 이번에 정치적 이슈로 키우면서 법원보다 의회를 통해 애플을 옥죄는 방향으로 갔는데, 실제로 팀 쿡 CEO는 요즘 공화당 의원들은 만나느라 바쁘거든요.

애플이 앱스토어 수수료로 1년에 무려 250억달러 벌어들인다고 하는데, 이 수익이 타격받을지 주목하셔야 하구요.

또 머스크의 거침없는 트위터 경영은 테슬라 주가에 영향을 미치죠. 일단 월가에서는 머스크 리스크, 트위터 리스크가 너무 과도하게 테슬라 주가를 누르고 있다고 평가하는데, 이 부분도 눈여겨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조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