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재료가 음식으로…지구 살리는 '업사이클링' [이제는 순환경제]

입력 2022-12-01 19:22
수정 2022-12-01 19:22
'ESG·건강' 모두 잡은 '친환경푸드'
<앵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생산되는 식량의 30% 이상이 버려지면서 자원이 낭비되는 것은 물론,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있는데요.

최근 국내 식품업계에선 제품을 만들면서 생기는 부산물이나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해 새로운 음식으로 재탄생시키고 있습니다.

이를 '업사이클링 푸드'라 부르는데, 친환경적인데다 영양소까지 풍부해 건강과 ESG를 모두 잡았단 평가입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여느 제품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에너지바와 쉐이크, 쫀드기까지 이들 모두는 맥주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맥주박)로 만들어졌습니다.

맥주박을 살균·건조한 뒤 분쇄해 만든 가루를 밀가루 대신 넣어 새로운 식품으로 재탄생시킨 겁니다.

버려지는 음식물이란 단어에서 생기는 부정적인 선입견과 달리 영양소도 풍부합니다.

일반 밀가루 대비 칼로리는 30% 낮지만, 단백질과 식이섬유는 각각 2배, 21배 많아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은아 / 오비맥주 부장 : 맥주 부산물은 영양 성분이 충분함에도 그 동안 버려졌습니다. 2020년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스타트업(리하베스트)과의 협업을 통해 영양성분이 풍부한 고부가가치의 에너지바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오비맥주는 연간 4.5톤의 맥주박을 활용해 200kg의 밀가루 대체제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밀 경작과 부산물 매립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7.5톤)을 억제하고 연간 148만 리터의 수자원도 절감했는데, 이는 연간 나무 360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입니다.

향후 오비맥주는 베이커리와 밀키트, 더 나아가 화장품과 문구류 등으로 맥주 부산물 사업을 다각화한단 계획입니다.

햇반의 재료가 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못난이 쌀(50%)과 두부를 만들 때 나오는 비지(10%)를 활용해 스낵으로 재탄생시킨 곳도 있습니다.

CJ제일제당 MZ 세대 직원으로만 구성된 사내벤처팀의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진 겁니다.

[정주희 / CJ제일제당 사내벤처팀장: 글로벌 시장에서는 푸드 업사이클링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길래 신사업 아이디어로 제출했고, 바삭칩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깨진 쌀과 비지만 활용했다면 다른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다른 스낵 제형도 만들어보려고 검토하고 있습니다.]

60%가 부산물로 만들어진 이 제품 또한 7g의 단백질과 바나나 두 개 분량의 식이섬유가 담긴 고단백입니다.

CJ 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뚜레쥬르도 맥주 부산물과 밀가루를 가공할 때 나오는 부산물인 밀겨(밀 속껍질)를 활용해 빵을 만들었습니다.

밀가루 대비 열량은 낮고 식이섬유 등 영양소가 풍부한 두 재료를 활용해 몸에 건강한데다, 자체 개발한 ‘맥주 발효종’을 활용해 속도 더욱 편안한 것이 특징입니다.

과거에는 버려졌을 식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음식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푸드'.

식품업계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소비자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은 물론 지구까지 살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선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