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가상화폐 투자는 내기나 도박에 가깝다며 이를 합법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CB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울리히 빈트자일 시장구조·결제 국장 등의 이름으로 올린 공식 블로그 글에서 최근 비트코인 가격 안정세에 대해 "추가 폭락을 앞두고 인위적으로 가해진 최후의 숨결"이라며 인위적 가격 부양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이런 분석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비트코인은 2021년 11월 거의 6만9천 달러(약 8천970만 원)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6월 중순 1만 7천 달러(약 2천210만 원)까지 떨어진 뒤 현재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CB는 복잡해지는 가상화폐의 생태 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각종 규제를 도입하는 데 대해서는 "'규제'라는 말을 쓰면 자칫 (가상화폐를 공식적으로) 승인한다는 뜻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은 지불 수단으로서나 투자 형태로서 부적절해 규제 차원에서 다뤄져서도 안 되며 합법화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ECB는 또 자산 관리자나 전자결제 서비스 제공자(PSP), 보험사, 은행 등이 가상화폐로 거래에 개입하면 "소액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투자가 안정적이라는 인상을 받는다"며 기존 금융기관의 가상화폐 산업 개입 자체가 부적절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산업은 비트코인 투자를 부추겨 단기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지만, 그에 따르는 장기적 손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CB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각국 은행을 관장하며 유럽연합(EU) 금융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이번 경고는 엄중히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로이터는 논평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