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신호 짙어졌다...산업 생산, 코로나 이후 최대폭 감소

입력 2022-11-30 10:09
생산 30개월만에 넉달째 감소...소비도 두달째 뒷걸음질
선행지수 4개월째 하락…"경기흐름 불확실성 커"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이 타격을 받으며 산업 생산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이 본격화했던 2020년 4월 이후 이후 30개월만에 최대폭을 줄었다.

소비까지 뒷걸음질치며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대외 여건 악화에 고물가·고금리 상황까지 겹치면서 향후 경기흐름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 생산지수는 115.4(2015년=100)로 전달보다 1.5%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7월(-0.2%), 8월(-0.1%), 9월(-0.4%)에 이어 넉 달 연속 감소를 이어갔다.

감소 폭은 2020년 4월(-1.8%) 이후 가장 컸다. 생산이 넉 달 연속으로 감소한 것도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5월 이후 처음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생산이 전달보다 3.5% 줄었다. 10월 수출이 2년 만에 역성장하면서 제조업 생산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중에서는 자동차(-7.3%), 기계장비(-7.9%), 의약품(-10.1%) 등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2.2%), 부동산(-3.8%) 등의 부진으로 0.8% 줄었다. 이는 2020년 12월(-1.0%)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 역시 120.4(2015년=100)로 0.2% 감소했다.

소비는 3월(-0.7%)부터 7월(-0.4%)까지 5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가 8월에 반등했지만, 9월과 10월에는 다시 두 달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평년과 달리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2.5% 줄었고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도 4.3% 감소한 영향이다.

통계청은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의 영향을 고려하면 4분기 이후 소비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이라고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0% 상승률을 보이며 제자리걸음했다. 그나마 건설기성은 3.8% 증가했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를 고려하면 전망 역시 밝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달과 같았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리며 4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 생산이 부진했고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도 주춤하면서 경기 회복·개선 흐름이 약화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외 이슈를 중심으로 하방 요인이 많아 수출 제조업 둔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내수가 회복 흐름을 유지해 내느냐가 관건"이라며 "물가가 아직 높은 수준이고 상승 흐름에 있어 경기 흐름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도 "글로벌 경기둔화, 반도체·부동산 경기하강으로 수출과 투자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 강도가 제약되면서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 증대한다"고 진단했다.

또 "생산 측면에서는 수출 감소세 지속,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영향 등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소비·투자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증가, 월드컵 특수 등 긍정적 요인도 있지만 이태원 사고 영향, 반도체·부동산 경기 하강, 높은 물가수준, 금리 상승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