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사이버먼데이'에 쇼핑객들이 역대 가장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사이버먼데이인 전날 미국의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 총 113억달러(약 15조403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사이버먼데이보다 5.8% 증가해 역사상 하루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작년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과 물류망 차질로 사이버먼데이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매출 감소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반대로 재고 과잉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큰 폭의 할인을 제시해 인플레이션에 움츠러들었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어도비 디지털인사이츠의 수석 애널리스트 비베크 판트야는 "공급과잉과 소비지출 약화라는 환경에서 소매업체들은 커다란 할인을 통해 수요를 끌어들인다는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면서 "덕분에 온라인 매출이 예상보다 높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포켓몬 카드와 레고를 비롯한 장난감, 에어프라이어와 같은 가전제품, 플레이스테이션, 스마트TV, 애플 에어팟, 드론, 스포츠용품 등의 매출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고 어도비는 밝혔다.
올해는 추수감사절에서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로 연결되는 일명 '사이버 5'로 불리는 5일간의 쇼핑 대목 전체를 통틀어도 전년 동기보다 온라인 매출이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어도비는 이 기간 전체 온라인 쇼핑 금액이 351억7천만달러(약 46조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거의 없어진 덕분에 오프라인 쇼핑도 함께 부활했다.
마스터카드는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오프라인 상점 매출이 전년보다 12% 증가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합쳐 쇼핑 지출이 16%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사이버 5' 주간에 역대 최다인 총 1억9천670만 명이 대면 또는 온라인 쇼핑에 나섰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한 인원이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전망을 뒤집은 예상 밖의 결과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소비 심리와 경제 전반의 건전성이 완전히 살아났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