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이 28일 닷새째에 접어들며 전국 곳곳에서 물류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시 7.6% 수준까지 떨어져 수출입과 환적화물 처리에 차질이 발생했고, 시멘트 출하량 감소로 전국 259개 건설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다.
완성차, 철강, 정유 업계도 공급 차질로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일단 정부와 화물연대의 공식 대화 틀이 마련돼 파업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측이 '강 대 강'으로 맞서고 있어 당장 사태 해결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첫 면담에 성과가 없을 땐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해 더욱 강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와 정부 카운트 파트인 국토교통부는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실무진 면담을 한다. 화물연대와 국토부가 공식 대화를 나누는 건 지난 15일 이후 처음이다.
국토부는 앞서 집단운송거부가 장기화하면 국가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화물연대 측에 대화를 요청했고 화물연대도 이를 수용했다.
화물연대와 국토부 양측 간부들은 이번 면담에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여부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정 간 대화의 물꼬는 일단 트일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면담은 양측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는 현재 ▲ 안전운임제를 영구화하고 ▲ 적용 차종과 품목을 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 5개 품목으로 확대하며 ▲ 정부·여당의 안전운임제 개악안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안전운임제의 일몰제를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토부는 면담에서 기존 정부 입장을 강조하고 조건 없는 파업 철회를 촉구할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오후 YTN24 인터뷰에서 "새로운 조건이나 요구사항에 대해서 지금 시점에 새롭게 얘기할 것은 없기 때문에 운송 거부를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할 것을 간곡히 권유할 것"이라며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이라고 확약을 드렸고, 나머지는 (화물연대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산업계 또 일반 소비자인 국민, 근로자들까지 하루하루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일방적인 집단의 위력행사로 국가 경제가 마비되는 상황은 이제 중단해야지 정부가 이걸로 달래고 저걸로 달래고 그런 일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우리의 요구사항을 변경하는 것은 없다"며 "이야기를 들어보고 반박할 것은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토부가 교섭 전에 국토부 차관과 화물연대 위원장의 티타임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며 "굴욕적인 만남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지만 예정된 교섭에는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첫 면담에 성과가 없다면 정부는 파업 중단을 위한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집단운송거부에 참여한 화물차주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기 위한 실무 준비를 마쳤다.
이르면 오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이 심의·의결될 수 있다.
정부는 2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어 화물연대 총파업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