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나선 러시아 예비군들이 매우 열악한 환경 속에 목숨을 잃는 사태가 속출하자 러시아에 남겨진 가족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미 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2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지난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동한 예비군 동원령 때 소집된 러시아 군인들의 상황을 전했다.
영국 국방부는 예비군들이 제대로 된 훈련이나 장비를 받지 못한 채 전투에 투입되고 있으며, 의료 서비스 여건이 마땅치 않아 일부 다친 군인들은 치료를 받지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전선에서는 예비군 사상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특히 루한스크주 스바토베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포격 속에 참호를 파던 예비군이 대거 전사했고,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일대에선 우크라이나군과 교전 과정에서도 많은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 예비군의 가족들이 당국에 체포되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달 27일은 러시아의 '어머니의 날'이다.
'아내와 어머니 위원회' 등 러시아 군인 가족으로 구성된 단체들은 현지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형성하는 반전 단체인데, 이들은 최근 푸틴 대통령이 동원된 예비군들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크렘린궁도 최근 예비군 가족을 의식한 듯 이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5일 모스크바 외곽에서 참전 군인 어머니 17명과 만나고 이 모습을 TV를 통해 방송했다. 27일 어머니 날에도 예비군 가족들과 접견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내와 어머니 위원회는 해당 행사에 초대된 가족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앞선 행사에 초대된 어머니들도 사전에 조율된 '올바른' 질문만 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연출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