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 와동에서 선부동으로 거주지를 옮기려 했던 조두순이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이사를 포기했다.
안산시와 선부동 주민 등에 따르면 조두순의 아내는 지난 24일 오후 부동산사무소에서 당초 이사 예정이던 선부동의 한 다가구주택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 1천만원과 위약금 100만원 등 1천100만원을 돌려받고 임대차 계약을 해지했다.
이런 사실은 안산시가 조두순의 보호관찰관과 선부동 주민들을 통해 확인했다.
이에 따라 조두순은 일단 이사 계획을 접고 당분간 현재 사는 와동 거주지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조두순이 이사를 포기한 것은 선부동 주민 등의 반발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사 계획이 알려지자 선부동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으며, 24일 오전에는 안산의 여성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조두순은 안산시를 떠나라"라고 요구했다.
앞서 조두순은 와동 다가구주택 임대차 계약 만료 기일이 다가옴에 따라 지난 17일 선부동의 다가구주택 주인과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조두순의 아내가 "남편은 회사원"이라고 속이고 보증금 1천만원을 한꺼번에 낸 뒤 2년짜리 월세 계약을 했다.
새로 입주할 세입자가 조두순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안 집주인이 조두순의 집을 찾아가 계약 파기를 요구했으나, 조두순은 일방적인 파기이므로 기존에 낸 보증금 1천만원 외에 위약금 1천만원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란 끝에 조두순이 선부동으로 이사 계획은 철회했으나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현재 사는 와동의 집 주인이 2년 계약 만료 후 재계약을 원하지 않고 있어 조두순은 새로운 주거지를 찾아야 한다.
조두순이 지금 거주하는 집에 2년 더 살 가능성도 있다.
임차인이 전·월세로 2년을 거주한 뒤 계약을 갱신해 추가로 2년을 더 거주할 수 있도록 한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계약갱신청구권은 계약 만료 2개월 전에 행사해야 한다.
조두순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사를 계획했던 것 등으로 미뤄 볼 때 행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두순은 선부동 주택 임대차 계약에 앞서 이달 초 고잔동 지역으로 이사하려고 임대차 계약까지 체결했다가 뒤늦게 정체가 드러나면서 계약을 취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두순 부부가 이사를 거부하고 현재 사는 집에서 계속 살려고 할 경우 집주인은 강제 퇴거를 위한 명도소송을 해야 한다. 명도소송을 제기하면 재판과 판결 이후 시행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도 있다.
안산시 관계자는 "조두순과 집주인의 개인적인 부동산거래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여할 수는 없다"면서도 "조두순의 거취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매우 크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안산의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20년 12월 12일 출소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