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증권부 문형민 기자와 더 알아보겠습니다.
문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 카카오그룹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네요.
어제(23일)와 오늘(24일) 카카오 계열 상장사들의 주가 상승세도 강한데요.
<기자>
최근 주가흐름은 양호하지만 센터장 설문 결과, 카카오그룹주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조금 더 우세했습니다.
“카카오그룹주에 대해서는 단기 반등 이상의 관심을 둘 필요는 없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이렇게 강하게 말하기도 했는데요.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 유지에 따라 성장주의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밖에도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라이온하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자회사 IPO(기업공개) 리스크가 여전하거든요.
이러한 문제가 내년 하반기에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때 카카오그룹의 주가 디스카운트가 또 한 번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카카오페이에 대한 내년도 주가 전망이 가장 부정적이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이후에도 현재까지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고요.
그동안 핀테크 기업에 규제완화로 일관하던 정부의 정책이 보수적으로 선회돼 비즈니스의 성장성이 많이 퇴색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센터장들은 카카오페이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내년에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카카오그룹주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한해가 되겠네요.
또 전망이 부정적인 업종이 있다고요?
<기자>
증권주입니다. 올해 증권업종은 주식 거래 위축에 부동산PF 부실 사태까지 주가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내년 역시 주가 회복은 어려워 보입니다. 우선 주식 거래대금 위축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1분기만 해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원에 육박했었는데, 2분기 17조원대로 내려왔고요.
지난 3분기 13조 8천억원, 지난달 12조 9천억원으로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내년 국내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이 12조 3천억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에 따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감소세는 내년에도 지속돼 증권사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증권사가 신용보강한 부동산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가운데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만 55조 2,800억원 정도입니다.
물론 금융당국이 유동성 지원을 통해 급한 불은 끄고 있지만 실제적인 효과가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에 이 또한 주가 리스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증권주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과 더불어, 만약 투자를 한다면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낮은 대형사 위주의 매수를 추천했습니다.
<앵커>
카카오그룹주와 증권주까지 부정적인 전망이 많습니다.
앞서 박해린 기자 리포트에서 살펴본 반도체와 2차전지 이외의 또 다른 주도주는 없는 겁니까?
<기자>
우선 2차전지와 마찬가지로 미국 인플레이션법안(IRA) 수혜를 받는 업종입니다.
대부분의 증권사 센터장들은 ‘신재생에너지’ 업종, 그 가운데에서도 태양광과 풍력주를 최선호주로 꼽았습니다.
내년 미국의 친환경 정책이 추가로 발표될 수 있다는 점과,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원자재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거점화가 용이하다는 점이 그 이윱니다.
다음으로 올해 주가 낙폭이 과대했던 바이오 종목들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대표 바이오업종 10곳만을 담은 KRX 바이오 K-뉴딜지수는 올해 초와 비교해 24일 현재 27.7% 하락했고요.
조금 더 많은 종목을 편입한 KRX 헬스케어지수의 경우도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각 증권사들은 이들 업종이 최근 일 년 동안 주가 조정이 과도했다며, 내년에는 그동안의 손실을 회복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반도체와 2차전지, 그리고 신재생에너지와 바이오업종이 내년 주도주가 될지 두고봐야겠습니다.
문 기자, 지금까지 주요 기업들과 업종 얘기를 했는데요. 내년 증시 전체 전망도 살펴봐야겠죠?
<기자>
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이 제시한 코스피 밴드 상단 평균은 2646선이었습니다.
현재 지수가 2440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10% 정도 추가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겁니다.
반면, 하단 평균은 2048선까지 열어뒀습니다. 15%가량 추가 하락을 염두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응답자의 절반(5명)이 코스피 하단을 2000까지 전망하기도 하기도 했습니다.
내년 증시흐름에 대해서는 모두가 ‘상저하고’를 예상했습니다.
<앵커>
우리 증시가 내년도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건데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기회요인은 없는 겁니까?
<기자>
센터장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기회요인은 각국의 재정 및 통화 정책 완화입니다.
특히 미국이 1분기 안에 긴축을 마무리하면 경기 역시도 저점에서 벗어날 것이란 평가입니다.
또 중국의 ‘제로코로나’ 기조가 누그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 기회요인입니다.
제로코로나에 멈췄던 중국 실물경제 회복이 내년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고요.
반면, 부동산 시장과 부동산 자금 조달 시장을 위주로 한 위기는 내년 상반기에 지금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또 미국과 중국의 갈등, 그리고 대만과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심화될 경우 증시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사실 내년 가장 큰 위험요인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각 증권사의 센터장들이 전망한 내년도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는 어느 정도였나요?
<기자>
내년도 말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증권사별로 조금씩 엇갈렸습니다.
대신증권, 삼성증권, 교보증권, SK증권 등은 연말 5%를 제시했고요.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상반기 5%를 기록한 뒤, 연말에는 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제시한 평균치는 4.75%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내년 상반기에 금리가 5%라는 고점을 기록한 뒤 하반기 소폭 조정된다는 데에는 입을 모았는데요.
이러한 배경에서 상반기에는 미국증시, 하반기에는 한국증시 투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중국 증시를,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은 인도 등 신흥국 증시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