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LG생건 부회장 용퇴…첫 여성 CEO 탄생

입력 2022-11-24 19:03
수정 2022-11-24 19:03
<앵커>

지난 18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며 LG생활건강을 이끌었던 차석용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납니다.

올해 중국 봉쇄로 화장품 사업에서 큰 위기를 겪으면서 역성장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후임으로 내정된 이정애 신임 사장은 실적 회복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LG생활건강을 국내 대표 생활뷰티 기업으로 키운 차석용 부회장이 퇴임합니다.

차 부회장은 지난 2005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17년 연속(연간 기준) 실적 성장을 이루며 이른바 '차석용 매직'을 만든 인물입니다.

30여 건의 인수합병을 통해 생활용품에 치중한 포트플리오를 화장품, 음료까지 확장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특히 화장품 브랜드 '후'는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2018년 사드 여파에도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넘겼습니다.

차 부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도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7차례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중국 대규모 봉쇄의 영향으로 화장품 사업이 부진했던 것이 차 부회장의 용퇴 결심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3분기까지 LG생활건강의 누적 영업이익은 44% 급감했고, 화장품 사업 실적은 더욱 큰 폭으로 역성장했습니다.

LG생활건강은 차 부회장이 후진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후임으로 내정된 이정애 사장은 그룹 최초의 여성 사장으로, 생활용품의 프리미엄화를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후', '숨' 등 브랜드들의 글로벌 사업을 육성한 마케팅 전문가로 꼽힙니다.

이 신임 사장의 첫 번째 과제는 단연 실적 회복입니다.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LG생활건강은 적극적인 M&A로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LG생활건강 관계자: 그동안 M&A를 진행하며 에이본을 통해 확보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자사 브랜드의 미국 진출을 확대하고, 피지오겔이나, 알티폭스, 더크렘샵 등의 유통망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이정애 신임 사장이 그동안 차석용 부회장이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타진해온 인수합병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