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딸의 모습을 이틀째 공개했다.
20일 중앙TV는 지난 18일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현장에 김 위원장과 딸이 동행한 모습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딸을 뒤에서 꼭 안은 이른바 '백허그' 자세로 발사 장면을 모니터하거나, 한쪽 팔로 딸의 어깨를 감싼 채 환호했다.
김 위원장이 발사된 미사일을 바라보는 가운데 곁에 선 딸이 오른손에 시계를 쥔 채 무언가 응시하는 장면도 있었다.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 딸이 셋이서 나란히 걸어가는 다정한 모습도 연출됐다.
북한이 주장하는 '백두혈통' 로열패밀리인 딸의 얼굴을 드러내면 향후 경호·의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음에도 이틀 연속 여러 각도의 모습을 노출한 것은 주목할만한 점이다.
그만큼 핵·미사일 개발이 미래 세대의 안전과 체제 영속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1면 정론에서 "우리 후대들의 밝은 웃음과 고운 꿈을 위해 우리는 평화 수호의 위력한 보검인 핵병기들을 질량적으로 계속 강화할 것이며 그 길에 애국의 아낌없는 마음을 다 바칠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가정을 중시하는 김 위원장의 '스타일'이 재현됐다는 평가도 있다.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 공식 석상에 부인을 대동한 적이 없다. 그의 사후에도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일의 여인들이었던 성혜림, 김영숙, 고용희, 김옥 등을 별도로 조명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직후 리설주 여사를 거침없이 공개했으며 대내용 현지시찰은 물론 외국 정상들과의 외교무대에도 빠짐없이 부인과 함께했다. 이는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아버지의 여성 편력이 치열한 후계 경쟁으로 이어졌던 것을 누구보다 잘 기억하는 김 위원장이 가정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분쟁의 싹을 자른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