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말 기준 적립금 총 296조 원.
2018년 이후 매년 10% 이상씩 성장해온 퇴직연금 시장은 올해 말 적립금 규모가 300조 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금제도 유형별로는 확정 급여형(DB)이 여전히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확정 기여형(DC)은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적립금 증가폭은 확정 기여형(DC)이 확정 급여형(DB)보다 큰데 이는 좀 더 높은 수익률을 갈구하는 가입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원리금 보장형보다 실적 배당형 상품 운용 비중의 증가폭이 두드러지고 있고, 은행보다 금융투자사에 적립금 운용을 맡기는 비중이 늘었다는 점도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 얼마나 되나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2%이다.
제도 유형별 수익률은 개인형 IRP가 3%로 가장 높고, DC가 2.49%, DB가 1.52% 순이다.
상품 유형별로는 원리금 보장형이 1.35%로 평균보다 낮았고, 실적 배당형은 6.42%로 원리금 보장형보다 4배 이상 높았다.
그렇다면 내가 가입한 퇴직연금의 수익성은 얼마나 될까?
수익률을 파악하기 전에 내가 가입해 있는 퇴직연금의 종류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통합 연금 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퇴직연금 가입유형(DB 또는 DC 등)과 적립금을 어떤 금융사가 운용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입사일과 퇴직 예정 연도 등 가입자의 정보를 추가로 입력하면 내가 퇴직 후에 얼마나 연금을 받는지 연금 합계액도 확인 가능하다.
통합 연금 포털에서는 퇴직연금 사업자(적립금 운용사)별, 상품별 수익률과 수수료율도 확인할 수 있는데 DB형 원금 보장형 상품의 경우 10년 장기 수익률은 2%대 중반을 보이고 있고 DC형 원금 보장형 10년 수익률은 DB 형보다 평균 0.3~0.5%p가 높다
퇴직연금 사업자(금융사) 별 장기 수익률은 증권사 > 은행 > 보험사 순으로 증권사가 가장 높고 은행이 보험사보다는 수익률이 괜찮다.
연금 사업자를 변경할 때 이런 정보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퇴직연금 수수료율 DC형이 DB형보다 더 높아
퇴직연금 사업자(금융사) 별로 부담하는 수수료에도 차이가 있다.
금융사마다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가 다르기 때문인데 각 사별로 상이하고 같은 업권이라도 차이가 커 업권별 평균치 등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퇴직연금 제도별 수수료는 명확히 비교가 가능한데, DC형이 DB형보다 수수료율이 높다.
금융사별, 계약 기간별로 차이는 있지만 DC형의 수수료율은 DB보다 평균 0.1~0.2%p 정도 높다.
금리 상승기에는 적립금 비중 높은 상품
퇴직연금 상품별로 최근 5년과 10년의 수익률을 보면 원리금 보장형은 1.59%(5년)와 2.19%(10년)으로 5년 수익률이 더 낮고 실적 배당형은 5.18%(5년), 4.09%(10년)으로 5년 수익률이 더 높다.
이런 현상이 나오는 이유는 원리금 보장형과 비보장형의 상품의 적립금 비중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적립금 비중이 큰 원리금 보장형 상품은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이자 수익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퇴직연금의 수익률도 떨어지게 된다.
반면 실적 배당형은 상대적으로 적립금 비중이 적기 때문에 금리 영향을 덜 받는 구조가 된다.
2017년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됐던 점을 감안하면 적립금 비중이 높은 상품의 5년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기준금리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선 어떨까?
2021년 8월 이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려왔다. 미국 금리 인상에 맞춰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기준 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때마다 적립금 비중이 높은 상품은 이자 수익이 늘게되고 연금 수익률 상승 여력도 커진다.
퇴직연금 가입자라면 특히 DC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자라면 경제와 시장의 변화에 따라 적절한 상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