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옴·수소·철도…사우디 수십조 풀었다

입력 2022-11-17 19:05
수정 2022-11-17 19:05
네옴·수소·철도 26건 MOU 체결
사우디 투자부 장관 “한국과 40조원 계약”
<앵커> 계속해서 산업부 정원우 기자와 이번 빈살만 왕세자 방한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빈살만 왕세자를 만난 그룹 총수들 다시 한번 짚어주실까요.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빈살만 왕세자의 친분은 잘 알려져있기도 하죠. 지난 2019년에 이재용 당시 부회장이 주선해 만남을 가져었는데요,

이번에는 이재용, 최태원, 정의선 회장에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이해욱 DL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사장이 참석했습니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이번 만남에 대해 “의제없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고, 당연히 사업 얘기도 오고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회동 이후 발표가 예정돼 있는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요, 네트워킹 차원의 성격이 큰 만큼 당장 협력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총수들이 초청된 기업들은 사우디와 긴밀한 협력관계 있다라고 봐야할까요?

<기자> 여러 그룹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번에 초청된 기업 총수들은 빈살만 왕세자의 요청으로 초청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는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에서 수소 수출국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초청된 기업들의 가장 큰 접점을 찾아보자면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먼저, 삼성의 경우 오늘 삼성물산이 한국전력, 포스코 등과 함께 오늘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MOU를 체결했는데요, 이에 앞서 지난해 아람코의 자회사인 에쓰오일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연료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현대차와 현대로템 등은 사우디의 수소차와 수소트램 등 수소모빌리티 분야에서 이미 협력하고 있고,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역시 지난해 아람코와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MOU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오일뱅크가 블루수소 생산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고요,

SK 역시 수소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한화는 사우디와 방산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오고 있는데, 김동관 부회장이 지휘하는 한화솔루션은 2조원대 투자를 통해 태양광에서 그린수소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두산의 경우도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력과 풍력, 수소로 사업구조를 전환했고, 애초 강점이 있는 원전 사업에 있어서도 사우디와의 향후 협력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사우디와의 수소경제 협력에 주목해야겠네요. 수소 외에 또 어떤 분야를 주목해봐야겠습니까?

<기자> 오늘 오전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투자부가 주최한 한-사우디 투자포럼이 열렸습니다.

우리 기업과 사우디 정부간 협력 양해각서가 6건 체결됐고, 우리 기업과 사우디 기업, 기관 사이에 체결된 협력 양해각서도 17건이 됩니다. S-Oil의 '샤힌 프로젝트'까지 하면 모두 26건의 협약이 체결된 것입니다.

오늘 투자포럼에 참가한 기업들 중에 상장사로는 삼성물산, 한국전력, 대우건설, 효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코오롱글로벌 등이 있습니다.

주로 에너지, 환경, 인프라 분야 MOU 체결이 많고, 바이오나 게임과 같은 분야에서도 양해각서가 체결됐습니다.

대부분 MOU 체결이라 구체적인 금액은 나오지 않았는데,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이날 사우디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국기업들과 총 300억달러, 우리돈 약 40조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40조원이면 상당한 금액이네요, 개별적으로는 어떤 계약들을 우리가 주목해봐야할까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삼성물산과 한국전력 등 5개사가 그린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MOU를 체결했고요,

현대로템은 사우디 철도청에서 추진하는 2조5천억원 규모의 네옴 철도 협력 MOU를 맺었습니다. 현지에 철도차량 제조 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이고, 국산 고속철의 첫 수출 기대감도 높이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철강 모듈러 방식으로 임직원 숙소 1만 가구를 짓는 '네옴 베타 커뮤니티' 프로젝트 관련 MOU도 체결했는데요, 이는 네옴시티 건설을 위한 또하나의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앵커> 네옴시티와 관련한 사업들도 조금 더 구체화되는 것이군요.

<기자> 네옴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발표한 초대형 신도시 사업으로 사업규모가 700조원에 달합니다.

그동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네옴시티 관련 1조4천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터널 공사를 수주한 것 외에 대규모 계약은 없었는데요, 이제 본격적인 프로젝트 시동 단계인만큼, 이번 빈살만 왕세자 방한을 통해 조금 더 우리 기업들과의 협력이 구체화됐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오늘 체결된 계약들은 무조건 네옴시티 관련이라고 볼 수는 없고요,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내용도 있고요, 기존에 이미 계약됐던 사안들을 구체화하거나,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의 MOU도 있습니다. 큰 줄기는 설명을 드렸지만, 세부적인 내용 들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