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어서 오늘 투자가 확정된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지효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단일 외국인 투자 규모로는 역대 최대라고 하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한마디로 에쓰오일이 석유화학 사업에 투자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샤힌 프로젝트에서 이 '샤힌'이라는 뜻은 아랍어로 매라는 의미인데요.
한국과 사우디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매 사냥 문화에서 따온 말이라고 합니다.
이번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에 맞춰서 이 프로젝트에 시동을 건 것은,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대주주가 빈 살만 왕세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9조 원을 들여서 울산 공장에 연간 180만 톤 규모의 에틸렌 등 생산 설비를 구축합니다.
에쓰오일은 이 시설을 통해서 각종 화학 제품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왜 정유가 아닌 석유화학 사업에 투자를 하느냐. 이 부분이 궁금하실 겁니다.
올해 3분기에 에쓰오일의 정유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79.9%를 차지합니다.
이어서 석유화학 부문이 12.0%, 윤활 부문이 8.1% 수준인데요.
하지만 영업이익률로 보면 정유 부문은 0.8%를 기록한 반면 석유화학 부문은 4.8%로 높습니다.
성장성이 있는 석유화학 부문을 키워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정유 부문은 유가에 따라서 수익성이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큽니다.
여기에 이 부문에 대한 에쓰오일의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에 석유화학 부문을 키워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앵커>
에쓰오일 말로는 세계 최대 규모 석유화학 시설이라고 하는데 연간 180만 톤을 생산한다면 기존의 국내 기업들에겐 대형 악재 아닌가요?
<기자>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전반적으로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180만 톤 규모의 에틸렌이 나왔을 때 공급이 과잉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데요.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를 보니까 11일 현재 에틸렌 가격이 톤당 850달러입니다.
연초인 1월 7일 950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0.53% 값이 떨어진 것이죠.
다만 업계에서는 업황 자체가 문제이지, 샤힌 프로젝트로 시장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국내에서 에틸렌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롯데케미칼은 "단기적으로 가격 하락이 있을 수 있으나,
연간 180만 톤 정도의 물량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고요.
LG화학 역시 "샤힌 프로젝트 규모는 중국의 저가 물량에 비하면 큰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업황은 문제다"고 말했는데요.
다만 내년 시장이 바닥을 찍고 업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샤힌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2026년 쯤에는 에틸렌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앵커>
샤힌 프로젝트라는 대규모 투자 결정을 한 에쓰오일에 대한 증권사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문가의 의견을 먼저 들어보시죠.
[황규원 / 유안타증권 연구원: 이 설비에서 나오는 화학 제품의 규모가 커요. 한꺼 번에 대규모 화학 제품이 쏟아져나오니까 해당 부분을 어떻게 고부가가치 시킬 수 있는지 전략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기존의 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니까…]
증권가에서는 석유화학 부문을 키우겠다는 이번 샤힌 프로젝트의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하지만 이미 자리를 잡은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차별점이 필요하다는 얘긴데요.
실제로 업계에서도 '샤힌 프로젝트'에서 에쓰오일이 어떤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지를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의 분석, 준비했습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 에틸렌 등을 생산하면 그 하위 제품을 어떻게 퍼뜨릴 지는 에쓰오일에서 아직 공개를 안했을 수 있어요. 그래서 당장 미치는 영향이나 효과가 있을 지는 업계에서도 예측이 안됩니다.]
기존의 플라스틱이나 비닐, 합성고무 같은 범용 제품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제품을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이번 샤힌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얘기죠.
<앵커>
이번 샤힌 프로젝트는 그동안 목말랐던 대형 외국인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인데 국내 경제 효과는 어느정도로 보십니까?
<기자>
샤힌 프로젝트는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6년에 완공될 예정인데요.
이 기간 동안 하루 최대 1만 7,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9조 규모의 이번 사업을 따냈는데요.
이들 기업은 물론 울산 지역 건설 업계에서 3조 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