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오름세에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까지 반등하며 지난달 수입물가지수가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수입물가는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원인이 되는 만큼 11월에도 5%대 고물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10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 수준 100)는 156.89로, 9월 보다 1.5% 올라 지난 6월(154.87)을 뛰어넘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지수는 7월(-2.6%), 8월(-0.9%) 연속 하락했지만 9월(3.4%)에 석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후 두달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수입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는 19.8% 올라 20개월 연속 상승했다.
수입물가가 오른 건 고환율과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1,391.59원에서 지난달 1,426.66원으로 전달보다 2.5%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달러 등으로 이뤄진 수입 계약가격을 원화로 환산하는데, 원화가치가 떨어질 경우 원화기준으로는 지불해야 할 비용이 늘어 수입물가가 오를 수 밖에 없다.
실제 환율 요인을 제거한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0.6% 하락했다.
하락세를 나타내던 국제유가도 넉 달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 9월 배럴당 90.95달러에서 지난달에는 배럴당 91.16달러로 0.2% 올랐다.
이에 따라 품목별로는 9월과 비교해 원재료 중 광산품 2.6% 상승했고, 중간재 중 석탄 및 석유제품도 4.9%나 올랐다.
반면 원재료 중 농림수산품은 0.2% 하락했고, 중간재 중 화학제품(-0.4%)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0.4%)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통상 수입 물가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당분간 고물가 현상은 더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고강도 긴축의 속도조절 가능성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입물가가 다시 내림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까지 1,400원대를 넘나들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310~1,320원까지 내린 상태다.
그러나 아직까진 환율을 감안한 원화 기준 수출·입 물가가 하락할지는 예견하기 어렵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영향 외에도 세계 경기와 국제 원자재 가격 등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11월 수입물가 동향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0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32.90으로, 전달 보다 1.3% 올랐다.
9월(2.8%)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3.7% 올라 21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으로 전달 보다 석탄 및 석유제품(6.6%), 화학제품(1.8%) 등이 오르며 수출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