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 기자 앞서 국내증시는 맥이 잡히지 않는 상황을 보였다는데요.
미국 증시는 지난주에 그래도 반짝 반등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 CPI가 둔화세를 보이면서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주 뉴욕증시는 반등했습니다.
나스닥은 10일 하루 동안 역대급인 7.35% 오르는 등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시장은 이번 CPI 둔화세 이후 올해 연말까지 반등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는 모습입니다.
일반적으로 연말 시즌에 시장이 랠리를 보이는 걸 ‘산타랠리’라고 하잖아요.
이번에도 이 산타랠리가 찾아올지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일단 이번 CPI가 시장에 던진 시그널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이 된 거네요.
<기자>
그렇죠. CPI가 지난 9월의 8.2%에서 10월에 7.7%로 떨어지면서 올해 2월 이후 처음 7%대에 진입했죠.
시장의 예상치였던 7.9%보다도 낮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시장은 ‘이제 물가가 잡혔구나’, ‘CPI의 정점이 지났구나’라는 시그널을 받은 겁니다.
월가에서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늦출 명분이 갖춰지는 시기를 시장이 기다려왔다는 거죠.
월가 전문가의 코멘트 들어보시죠.
[크리스찬 레두스/캡트러스트 투자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 : 시장은 연준이 언제 (금리 인상을) 둔화하거나 중단할지 알고 싶어했습니다. 이번 CPI 보고서는 지금이 그때라는 강한 자신감을 줬죠. 다시 말해 시장은 12월이야말로 연준이 피봇을 할 때라고 보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번 CPI로 인해서 연준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명분이 생겼다고 시장이 기대한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그래서 정말 이번 10월 CPI부터 정점이 지난 것이라면 시장에는 근거가 있는 기대감이 생기는 겁니다.
씨티그룹은 “2008년 이후 CPI 정점 뒤에는 60일 동안 미국 증시에 랠리가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이번 랠리가 시장이 강세장으로 돌아섰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12월 초까지는 마땅히 증시를 끌어내릴 촉매제가 없기 때문에 연말 랠리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또 CPI 둔화로 금리가 하락하고 달러 강세가 잦아들면 해외 사업을 펼치고 있는 미국 기업들에도 호재가 되는데요.
JMP증권은 “CPI 발표 이후 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 기대로 이틀간의 안도 랠리가 나왔다”면서 “미국 이외 지역에서 사업 규모가 큰 기업들에게서 더 두드러진 강세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산타랠리에서는 미국 외 국가에 진출한 기업들이 시장에서 받은 주가 타격을 회복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앵커>
연말이라도 증시가 좀 뜨겁게 달아오르면 좋겠네요.
그런데 이런 희망적인 전망은 어디까지나 이번 CPI 둔화세가 이어질 때를 가정한 것이죠?
<기자>
네 그래서 이 둔화세가 11월 CPI까지 이어지면서 정점이 지났다는 기대감을 뒷받침 해줄지가 관건이겠습니다.
그리고 월가에서도 다음 CPI 발표 때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어서 더 살펴봐야 합니다.
이번 CPI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케빈 니콜슨/ 리버프론트 인베스트먼트 글로벌 투자 책임자: 이번 CPI는 긍정적인 방향이었지만 그것 뿐입니다. 단지 한 걸음에 그쳤다는 거죠.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 수준으로 돌려놓으려고 하잖아요. 지금의 6.3% 근원 물가와 2%는 너무 간극이 큽니다. 단지 한 달의 CPI로는 모멘텀이 만들어지지 않아요.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정리하자면 아직까지 물가 수준은 갈 길이 멀고 CPI가 정점을 지났다는 것을 단정짓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거죠.
<앵커>
월가에서도 CPI를 두고 보는 관점이 분분하네요.
11월 CPI는 12월 초에 발표되죠?
<기자>
네 12월 13일 발표되는데요. 연준의 12월 FOMC 회의 결과를 발표하기 이틀 전에 발표가 됩니다.
그러니까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지 결정하기까지 CPI 둔화세가 유지되는지를 살피게 된다는 거죠.
이밖에도 이번 랠리가 특히나 베어마켓, 즉 약세장에서 나타났다는 점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이사의 전망인데요.
캐신은 “베어마켓에서 랠리는 짧고, 적은 거래량으로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면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그러면서 “여전히 증시가 약세장 국면인 만큼 단기 반등 이후에는 오히려 낙폭을 키울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약세장에서의 랠리는 모멘텀을 가지기 더 어렵다는 거네요.
그런데 지금 미국 증시에서 우려감을 키우고 있는 요인이 FTX 사태도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 대한 월가의 우려감은 어떤가요?
<기자>
네 B 라일리 파이낸셜에서도 “시기상 연말 산타랠리 시기에 맞고 역사적으로 중간선거 이후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하면서도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 파산보호 신청으로 위험자산 불안감이 고조돼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했습니다.
이번 FTX 파산 보호 신청이 시장에 가져올 파장이 얼마나 클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이 시장에서도 걱정하는 거죠.
앞서 살펴보신 아트 캐신도 “FTX 사태가 증시의 단기 변동성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다만 FTX 사태가 기적처럼 잘 해결될 경우에는 증시가 다시 한번 상승 랠리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주 미국증시의 반짝 증시 반등으로 시장의 기대감이 한껏 부푼 상황인데요.
아직 물가 지수 둔화 모멘텀이나 FTX 사태 등의 변수가 자리하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줄타기를 해야 하는 장 상황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