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 어느 시점엔 러시아와 협상 나설 것"

입력 2022-11-12 19:18
수정 2022-11-12 19:18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어느 시점에는 러시아와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대화의 조건은 우크라이나가 정해야 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줄리앤 스미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어느 시점에는 협상이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며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도 전쟁이 협상을 통해 끝나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또한 스미스 대사는 "우리는 이 협상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권한이 되길 원한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경 준수와 러시아의 행동에 대한 책임 추궁을 포함해 협상 테이블에 앉는 조건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미스 대사는 나토와 미국이 우크라이나군 지휘부와 매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군사 전략을 공유하지만 최종적으로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것은 우크라이나다. 전장에서 무엇을 달성하고자 하는지 아는 것이 그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접근법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대거 상실하는 등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협상을 통한 종전 필요성을 연일 제기하는 한편 우크라이나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대화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도록 물밑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겨울을 앞두고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서방에서 협상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8일 이집트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회복, 전쟁 피해 배상, 전쟁 범죄자 처벌과 재발 방지 약속 등을 평화 회담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는 한 러시아와 협상은 없다는 기존 입장과 달리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