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떼먹고 도피한 '강남 건물주' 아들, 1심서 집유

입력 2022-11-08 23:47


자산가인 아버지가 연대보증을 해 준다고 속여 약 200억원을 가로채고 해외로 도피했던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모(41)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4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자산운용회사를 운영한 김씨는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2016∼2017년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피해자들로부터 총 166억여원을 빌리거나 투자받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자신의 회사에서 36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그는 범행 과정에서 자산가인 아버지가 연대보증을 해줄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김씨의 아버지는 서울 강남대로의 한 유명 건물 소유주였다.

2017년 11월 해외로 도피한 김씨는 피해자들의 고소로 기소중지 상태에 놓였다가 2020년 8월 귀국해 자수했다.

재판부는 "투자받거나 빌린 돈을 개인 채무나 별도 투자에 사용하면서 '돌려막기' 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다수이고, 편취액 규모나 내용을 볼 때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보인다"라고도 질책했다. 다만 "모든 피해자와 합의를 마쳤고,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