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층 '전망 타워'를 꿈꾸는 인천 청라시티타워 건립 사업이 공사비 문제로 관련 협약 해지위기에 놓였다.
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이 사업을 총괄 관리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날 주관 사업자인 특수목적법인(SPC) 청라시티타워㈜(한양·보성산업·타워에스크로우)에 사업협약 해지 예고 공문을 발송했다.
앞서 SPC에 시티타워 착공 요청 공문을 2차례 보냈으나 이행하지 않자 사업협약 해지 절차에 나선 것이다.
LH는 앞으로 2∼3차례 정도 예고 공문을 추가로 보내고 별다른 입장 변화가 없으면 실제로 협약을 해지할 방침이다.
LH와 청라시티타워는 애초보다 늘어난 공사비 분담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타워 공사비는 작년 11월 4천410억원으로 책정됐지만,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원가 인상 등을 고려해 5천600억원의 공사비를 제안했고 LH도 지난 9월 경영투자심의위에서 이를 가결했다.
LH는 더 이상의 공사비 증액을 막기 위해 공사비 상한을 정하는 'GMP 계약'을 맺고 우선 착공한 뒤 추후 공사비 부담 주체를 결정하자는 입장이다.
청라시티타워는 그러나 추가로 늘어난 사업비를 누가 분담할 것인지 분담 주체부터 먼저 정리돼야 한다며 시공 계약 체결을 미루고 있다.
LH 관계자는 "사업비 증액을 위해 2개월이 넘게 걸려서 어렵사리 사업을 가결했으나 SPC는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추진 의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 상황은 협약 해지 조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청라시티타워 관계자는 "증액된 공사비 부담 주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계약을 체결할 수는 없다"며 "현재 사업협약 해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협의를 통해 사업이 정상화되도록 하겠다"고 맞섰다.
LH가 예고한 대로 사업협약이 해지되면 2016년 사업시행자 선정 이후 장기간 지연된 청라시티타워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LH나 인천경제청 등 관계 기관은 협약 해지 이후 사업 추진 방안까지는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청라시티타워 사업은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호수공원 중심부에 있는 3만3천㎡ 부지에 지하 2층·지상 30층·높이 448ｍ 규모의 초고층 전망 타워와 복합시설을 건설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청라시티타워의 높이는 호텔·아파트·오피스텔 등이 없는 순수 전망용 건물로는 국내에서 가장 높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