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9% '눈앞'…기준금리 더 오래, 더 높게 오른다

입력 2022-11-06 07:15
수정 2022-11-06 07:16


기준금리와 대출금리가 더 높은 수준으로,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더 오래 오를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시중은행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눈높이가 높아지면,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당초 예상대로 내년 초 3.50% 안팎(현재 3.00%)에서 멈추지 않고 상반기까지 이어져 낮게는 3.75%, 높게는 4.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번 인상 사이클의 최종금리 목표를 기존 4%대 중후반보다 더 올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인데, 은행권은 이 경우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 4%를 넘고 대출금리도 8%대까지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1∼2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이제 금리 인상 속도보다는 최종 금리 수준과 지속 기간이 중요하며, 이전 예상보다 최종 금리 수준은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 4.5∼4.75%(중간값) 수준이었던 이번 금리 인상기 최종 금리 전망치가 다음 달 5% 안팎으로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씨티는 당장 최종 금리 전망치를 기존 5.0∼5.25%에서 이날 5.25∼5.5%로 높였다.

조현수 우리은행 한남동금융센터 PB팀장은 "우선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한 뒤에도 계속 올려 내년 상반기 정점에 이를 것"이라며 "글로벌 정치·경제 등 변수가 있지만, 최종 금리가 최고 4.5%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현식 하나은행 투자손님지원부 유닛리더도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인상 사이클의 미국과 한국의 최종 금리는 각 5.00∼5.25%, 4.00∼4.25%로 예상됐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은행의 예금 금리 등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은행이 대출에 적용하는 금리도 높아진다.

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는 연 5.160∼7.646%, 5.350∼7.374%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6.100∼7.550%, 대표적 서민 대출상품인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도 5.180∼7.395%로 이미 7%대 중반에 이르렀다.

만약 은행권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지금(3.00%)보다 최소 1%포인트 더 뛰어 내년 상반기 4.00%를 넘어설 경우, 대출금리 상단도 8%를 뚫고 9%에 근접할 전망이다.

은행권 관측대로 기준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1%포인트 가까이 더 높아지고, 인상 기간 역시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되면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취약한 부분부터 속속 한계에 이를 수밖에 없다.

한은의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21.2%로 1분기(220.9%)보다 0.3%포인트 올라 또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세계 35개 나라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국은 102.2%로 1위를 차지했다. 가계 부채가 경제 규모(GDP)를 웃도는 유일한 국가다.

(사진=연합뉴스)